공기업 부채가 큰 폭으로 늘었다. 정부는 어제 27개 공기업의 지난해 말 기준 총 부채가 271조9511억원이라고 밝혔다. 전년보다 14.4%, 34조2491억원이 증가했다. 지난해 국가 채무 증가액(33조2000억원)보다도 많다. 2007년에 156조원대였으나 3년 사이 115조원(73.8%)이나 늘어났다. 부채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정부의 말은 빈말이 됐다.
공기업의 부채가 급증한 데는 정부의 책임이 크다. 정부는 4대강과 보금자리주택사업 등 국책 사업을 공기업에 떠넘겨 결과적으로 부채 증가를 부채질했다. 수자원공사의 부채가 7조9607억 원이나 늘어난 것은 4대강 사업을 떠안은 게 주 요인이다. 보금자리주택, 혁신도시사업 등을 벌이고 있는 토지주택공사(LH)의 부채가 16조원이나 늘어난 것도 매 한가지다.
공기업의 부실 방만 경영도 문제다. 지난해 한전, LH, 대한주택보증 등 22개 공기업이 임직원들에게 지급한 성과급만도 1조746억원에 이른다. 직원 1인당 평균 1450만원으로 2005년의 711만원에 비해 5년 사이 배 이상 늘었다. 빚은 해마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데 자구노력을 하기는 커녕 돈 잔치를 벌여온 것이다. 이 역시 공기업 선진화를 외치면서도 방만 경영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정부의 책임이 무겁다.
그런데도 정부는 별 걱정이 없는 듯하다. 부채보다 자산이 많기 때문에 빚 갚을 능력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담보가 있으니 빚이 늘어도 괜찮다는 얘기에 다름아니다. 하지만 최근 부채의 증가 속도는 자산 증가 속도보다 훨씬 빠르다. 2007년 이후 지난해까지 부채가 73.7% 증가하는 사이 자산은 42.7% 느는 데 그쳤다. 공기업 부채가 사실상 국가 채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정부의 태도는 지나치게 안이하다.
정부는 경영평가를 통해 부채 축소를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경영평가만으로 부채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정부는 국책 사업에 편법으로 공기업을 동원하는 잘못된 관행을 버려야 한다. 부실 경영의 원인으로 지적되는 낙하산 인사도 근절해야 할 것이다. 유휴자산 매각, 성과연봉제 도입 등 공기업 구조조정에도 속도를 내야 한다. 공기업 스스로 뼈깎는 자구노력을 해야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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