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달러 약세 타고 캐리 트레이드 증가할 것
[아시아경제 조윤미 기자] 호주달러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단기 투기세력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과 글로벌 성장세에 힘입어 호주달러의 추가 상승을 전망하며 호주달러에 대한 베팅을 늘리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1일 “급성장하는 신흥 아시아 시장의 원자재 수요가 급증해 호주달러가 미국달러 대비 2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면서 “투자자들이 호주달러에 대한 베팅을 늘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FT는 헤지펀드의 활동을 보여주는 시카고상업거래소(CMX) 포지션 동향 자료를 인용, 지난 5일로 끝난 한 주간 호주달러의 추가 상승에 베팅한 건수는 9만938건, 94억달러 수준이라고 전했다.
애널리스트들은 5일 이후부터 호주달러에 대한 베팅이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8일에는 호주달러가 미국달러대비 1.0582달러를 기록하며 6일부터 사흘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이는 1983년 호주가 변동환율제를 도입한 이후 29년 만에 사상 최고치다.
지난달 11일 일본 강진 발생 직후, 투자자들은 위험을 피하기 위해 주식을 내다팔고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상대적으로 안정된 호주달러를 사들였다. 덕분에 호주달러는 한달사이에 달러화 대비 10% 가량 급등했다.
호주달러는 특히 엔화에 대해서는 더욱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엔화 강세를 저지하기 위해 주요 7개국(G7)의 공조 개입 이후 엔화가 약세를 돌아서면서 호주달러는 엔화에 대해 20% 가량 오른 89.93엔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년 반 사이에 최고치다.
HSBC의 데이비드 블룸 외환 전략가는 “엔화 강세를 막기 위한 노력이 엔 캐리 트레이드 펀드를 촉발시키는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가져왔다”면서 “엔화 가치가 오르면서 투자자들의 이익이 사라지는 위험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호주의 주요 대출금리는 4.75%이어서 호주달러는 캐리트레이드 전략의 주요 수혜자가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블룸헤드는 “엔화 개입에 대한 우려가 계속되고, 시장이 위험을 이어가는 한 호주달러는 계속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조윤미 기자 bongb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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