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간 생산차이 해소 나서..노조 "신규 충원해야" 반발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현대자동차 노사가 울산1공장 맨아워(M/H) 문제로 난항을 겪는데 이어 기아 자동차가 생산인력 재배치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차종과 공장에 따라 생산 차이가 발생하면서 인력을 탄력적으로 운용한다는 것인데, 노조 측은 인력 부족을 호소하면서 이에 반발하고 있다.
특히 다음달 말부터 2011년 노사간 임단협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어서 자칫 분위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30일 기아차에 따르면 이 회사는 최근 버스를 생산하는 광주 하남공장 인력 일부를 1t 트럭 봉고를 만드는 광주 3공장으로 옮기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하남공장 생산인력은 약 400여 명인데, 이 가운데 10%인 40여 명을 이동시킨다는 것이다.
이는 버스 생산을 줄이기로 한 반면, 1t 트럭은 생산규모를 늘리는 쪽으로 방침을 정했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버스 1대를 만드는 시간이 종전에는 72분이었지만 최근에는 90분으로 늘였다"면서 "전반적으로 속도가 느려지는 셈"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1t 트럭의 경우 수요 증가에 따라 시간당 생산대수(UPH)를 37대에서 42대로 상향조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잔업과 특근에서 하남공장은 잔업 없이 특근만 월 2회 실시하는 반면, 광주3공장은 특근을 4회로 늘이는 등 차이를 보이고 있다.
기아차의 생산인력 이동은 최근 들어 잦아지는 양상이다. 인기 차종과 더불어 생산대수가 늘어나는데 따른 필연적인 현상이다. 지난해 화성공장 K5 생산 확대를 위해 소하리와 광주공장에서 30여 명의 인력을 투입했을 때도 노사는 진통을 겪었다.
회사의 인력 이동 방침에 노조는 신규 채용을 요구하면서 맞서고 있다. 노조는 생산 각 부문의 품질 안정화를 위해서는 인력 이동을 자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앞으로 물량 확대가 예상되는 만큼 미리 뽑아 숙련도를 높이자는 주장이다. 특히 버스 생산은 승용차와 달리 상당수 공정이 수작업으로 이뤄진다. 그만큼 인력의 숙련도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노조의 신규인력 충원 요청은 그동안 꾸준히 제기됐다. 노조는 소하리공장을 제외한 화성과 광주공장에 각 50여 명 이상의 인력을 신규 투입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 판매 및 정비부문에서도 30여 명의 신규 인원을 확보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생산대수 확대를 감안할 때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회사 측은 노조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생산성 강화를 위해 사내 인력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입장이다. 회사 고위 관계자는 "회사와 노조의 인력 충원에 대한 시각이 다르다"면서 "사내에 동원할 수 있는 인력이 아직 있는 것으로 파악돼 신규 채용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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