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지난해 고액자산가들이 몰리면서 고속성장한 투자자문사들이 안팎의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자문형 랩의 주요 판매창구인 증권사에서는 기준치에 도달하지 못하는 투자자문사를 퇴출하겠다고 공표하는가 하면 반강제적인 수수료 인하 움직임도 업계에 확산되는 양상이다.
22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에이스투자자문은 최근 기본수수료율과 성과수수료율을 낮추고 이를 지난 4일 이후의 신규 및 재계약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적용하고 있다.
특히 계약금액 50억원 미만의 경우 계약금액의 1.5%를 부과하던 기본수수료율을 50억원 이상 계약과 같은 1.0%로 내려 가입자들의 부담을 낮췄다. 성과수수료율 역시 기준수익률(10%) 초과수익금액의 20%를 부과하던 것을 15%로 내렸다.
에이스투자자문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특별한 권고나 지시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면서 "내부적으로 논의 끝에 수수료율을 인하하는 쪽으로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케이원투자자문 역시 이달 1일부터 성과수수료율의 부과 기준을 절대수익률에서 상대수익률로 변경하고, 벤치마크인 코스피 상승률 50% 미만의 성과를 낼 경우엔 성과수수료를 받지 않는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자문형 랩의 주요 판매처였던 증권사 창구에서도 제동을 걸고 있다. 자체적인 심의 프로세스를 만들어 기준에 도달하지 못하는 투자자문사와는 거래를 끊는 '퇴출 프로세스'를 가동한다고 밝히고 나선 것.
전날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자문형 랩 수수료 논란 등으로 서비스의 질 저하가 우려되는 가운데 고객 보호를 위해 투자자문사 사후관리를 통한 '투자자문사 퇴출 위험경보시스템'을 가동하고 한층 강화된 리스크 관리를 실시한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은 ▲경영현황 ▲법규 위반 ▲계약 위반 ▲운용성과 ▲운용의 안정성 등 총 5개 부문을 측정해 투자유의 자문사 '와치 리스트(Watch List)'를 1차로 작성하고 향후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 자문사에 한해 최종 퇴출시킨다는 방침이다.
이번 조치에 따라 퇴출되는 투자자문사의 경우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국내 주요 자문사 26개의 랩을 팔고 있을 뿐 아니라 랩 판매 잔고도 3월18일 현재 1조114억원을 넘어서는 등 관련시장의 '큰 손'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 최종 퇴출 될 경우 다른 증권사와의 계약 관계 역시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김현정 기자 alph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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