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고경석 기자]'실장님 종결자' 주상욱이 극 초반 정체돼 있는 KBS2 수목드라마 '가시나무새'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주상욱이 ‘가시나무새’에서 맡은 이영조라는 인물은 유력 재벌가의 서자로 태어나 후계자 자리를 박차고 나와 밑바닥부터 사업을 시작해 성공을 이끌어내는 인물이다.
놀라운 집중력과 냉철한 결단력, 어떤 상황에서도 맡은 일을 빈틈없이 해내는 냉정함 뒤에 깊은 상처를 감추고 있는 비극적 운명의 주인공으로 돈 때문에 망가져버린 어머니와 이복 형에 대한 연민과 애정으로 괴로워한다. 자신 또한 사랑하는 여자 유경(김민정 분)이 자신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했다는 사실을 알고 절망하게 된다.
주상욱은 지금껏 드라마에서 주로 부잣집 아들이나 '실장님' 역할을 맡아왔다. '깍두기'(2007)에서는 비구니를 사랑한 박 실장, '아빠 셋 엄마 하나'(2008)에선 미망인을 사랑한 정 실장 역을 연기했다.
'춘자네 경사났네'(2008)에서는 미혼모를 사랑한 이 실장으로 출연했고 '그저 바라 보다가'(2009)에서는 톱스타를 사랑한 김 실장, '자이언트'(2010)에서는 원수의 동생을 사랑한 조 실장 역을 맡으며 '실장님' 역의 대표적인 배우로 떠올랐다.
특히 드라마 '자이언트'에서 사랑해서는 안 될 여자를 눈물겹도록 사랑하지만 겉모습은 까칠하고 무뚝뚝한 실장님으로 출연해 큰 인기를 모았다.
'가시나무새'의 이영조는 조금 다르다. 재벌가의 아들이자 영화제작사의 팀장이라는 점에서는 이전 작품과 유사하기도 하지만 '어머니에게 버림받은 서자'라는 점에서 판이하게 다르다.
이전까지는 부와 명예를 지닌 인물로 비련의 여주인공을 사랑하는 '실장님'이었으나 '가시나무새'에서는 남 모를 상처를 안고 살아온 '실장님'이다. 주상욱의 연기가 훨씬 자연스러워지고 깊어진 데는 이같은 캐릭터의 변화가 자리한다.
한예진 김민정 서도영 등의 캐릭터가 다분히 전형적인 틀에 갇혀 있는 반면 주상욱의 캐릭터는 작위적 설정에도 훨씬 자연스럽고 입체적이며 인간적이다. 자신을 버린 어머니와 못난 형에 대한 분노와 연민을 동시에 지니고 있으며 재벌가의 권력과 서자의 콤플렉스가 공존한다.
이전 작품에서는 딱딱했던 주상욱의 연기도 눈에 띄게 편안해지고 있다. 무명 배우의 오랜 설움과 신인 시절의 부족한 연기를 거쳐 조금씩 탄력을 받고 있는 것이다. 주상욱의 한층 자연스러워진 연기는 억지스러운 설정과 전개로 수목드라마 부문 시청률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는 '가시나무새'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한편 10일 방송된 ‘가시나무새’는 유경의 조작된 폭로로 인해 명자의 스캔들이 퍼지면서 관련 인물들이 겪게 되는 사건들을 그렸다.
영조는 자신을 유혹한 유경에게 끌려 정은(한혜진 분)을 바람맞히고, 영조에게 마음이 있던 정은은 강우(서도영 분)의 접근에 혼란스러워 한다. 뒤늦게 정은과의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린 영조는 정은을 만나러 가던 중 유경이 저지른 끔찍한 짓을 알게 된다.
스포츠투데이 고경석 기자 ka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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