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
올 시즌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첫 발을 내디딘 강성훈(24ㆍ사진)이 벌써부터 국내 팬들을 깜짝 깜짝 놀라게 하고 있다. 지난 1월 소니오픈에서 'PGA 데뷔전'을 치른 뒤 지금까지 불과 4경기에 출전했지만 두번째 대회인 파머스인슈어런스오픈(총상금 580만 달러) 첫날에는 8언더파를 몰아치며 선두에 나서는 등 엄청난 폭발력을 과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록 라운드를 거듭하면서 스코어 관리에 실패해 '톱 10' 진입에는 실패했지만 이 대회를 기점으로 세 차례나 본선 진출에 성공하는 등 점차 안정된 경기를 펼치고 있다는 점도 '기대치'를 부풀리는 대목이다. 지난주 마야코바클래식에서는 3일내내 우승권에 근접했다가 최종일 난조로 공동 19위로 밀려나 아쉬움을 더했다.
강성훈은 특히 드라이브 샷 평균 비거리가 PGA투어 29위(295.4야드)에 올라 있을 정도로 일단 장타를 보유하고 있다는 게 자랑거리다. 강성훈은 "미국 무대를 대비해 돈 브라운 코치와 연초부터 스윙교정에 들어가 스윙 궤도를 키우고 불필요한 동작을 없애는데 주력했다"면서 "지난해 보다 30야드 정도 거리가 늘어 코스 공략이 한결 쉬워졌다"고 했다.
국가대표 출신의 강성훈은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낸 뒤 아마추어신분으로 이미 롯데스카이힐오픈을 제패해 '프로킬러'의 계보의 반열에 이름을 올렸던 선수다. 프로 전향 이후 우승 문턱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시며 속을 태우다가 지난해 4월에는 드디어 유진투자증권오픈에서 첫 우승을 신고하며 한국의 차세대 기대주'로 자리매김했다.
강성훈은 12월 '지옥의 레이스' PGA투어 퀄리파잉(Q)스쿨 최종전 공동 16위로 당당하게 'PGA투어 카드'도 확보했다. 해마다 미국으로 전지훈련을 고집하며 오랫동안 미국 무대 입성을 준비해온 노력의 결과였다. 강성훈이 오래전부터 '아메리칸 드림'을 위해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왔다는 점에 비추어 전문가들도 예상보다 빠른 결실을 맺을 수도 있다는 평가를 곁들였다.
강성훈 역시 "경험이 쌓이면서 다양한 잔디에 대한 적응력이 좋아지고 있다"면서 "PGA투어 도전의 성패는 어차피 좁은 페어웨이에 볼을 안착시킬 수 있는 정확도와 깊은 러프에서도 샷 메이킹이 가능한 기술 샷을 구사하는 능력을 키우는데 있다"고 덧붙였다. 혼다클래식을 끝으로 10일 4주간의 기초 군사훈련을 받으러 떠나는 강성훈의 복귀가 더욱 기다려지고 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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