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 미국이 자국 내 숨어있는 리비아의 자산까지 모두 동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은행들이 간접적으로 미국에 투자된 리비아의 자산을 적발했다고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은 지난달 28일(이하 미국 현지시간) 약 320억달러에 이르는 리비아의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시 데이비드 코언 재무부 테러·금융정보 담당 차관 대행은 “이는 지금까지 미국이 시행한 제재 프로그램 하에서 동결된 자금 가운데 최대 규모”라고 밝혔었다.
그러나 미 재무부가 발표한 1월 해외자본 유출입 동향(TIC)에 따르면 알제리, 가봉, 리비아, 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 석유 수출국과 관련된 기관이나 개인이 보유한 미국 내 증권?현금은 단 135억달러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재무부 관계자는 “수탁은행과 통합계좌(Ominibus Account)를 통해 들어온 리비아의 모든 자산까지 동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리비아가 스위스나 독일 은행에 자금을 예치했을 경우, 이 은행들은 미국 수탁은행을 이용해 미 국채를 매입하거나 미국 내 자산에 투자할 수 있다. 이 경우 TIC에는 유럽자본이 미국으로 유입된 것으로 집계되지만, 사실상 투자 주체는 리비아라고 할 수 있다. 재무부는 이 자금까지 모두 동결시킨 것이다.
통합계좌란 국제예탁결제기구(ICSD) 등이 다수의 외국인 투자자를 위해 투자국에 만든 계좌로서, 계좌의 명의는 ICSD지만 실제 자금의 소유주는 이 계좌에 투자한 투자자들이다. 재무부는 통합계좌를 통한 리비아의 미국 내 투자까지 동결했다고 설명했다.
피터 리히텐바움 전(前) 상무부 수출국 부국장은 “미국 내 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면서 “그러나 이와 같은 거래는 미국 은행을 통해 밝혀질 수 있고, 미국에 투자된 자금이 리비아에서 나왔다면 제재를 받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해수 기자 chs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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