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랭킹 1위 확정한 마틴 카이머 3홀 차로 격침 "내생애 최고의 날"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최후의 승자'는 루크 도널드(잉글랜드ㆍ사진)였다.
이미 세계랭킹 1위를 예약한 '新골프황제' 마틴 카이머(독일)의 우승 여부에 초점이 맞춰졌던 월드골프챔피언십(WGC)시리즈 액센추어매치플레이챔피언십(총상금 850만 달러) 최종 결승전.
카이머는 그러나 도널드라는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나 3홀 차로 완패했다. 도널드 역시 이번 우승으로 세계랭킹이 3위까지 치솟을 전망이어서 지구촌 골프계에 거대한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도널드는 28일(한국시간) 미국 아리조나주 마라나의 리츠칼튼골프장에서 끝난 18홀 매치플레이에서 신기의 숏게임을 앞세워 카이머를 격침시켰다. 뚝 떨어진 기온에 눈발까지 날리는 궂은 날씨였지만 5번홀까지 3개 홀을 앞서 나가는 등 기선제압이 주효했다. 카이머도 물론 6번홀에 이어 8, 9번홀을 연거푸 따내며 곧바로 추격전을 전개했다.
하지만 도널드의 '짠물퍼팅'이 다시 작동했다. 11번홀(파5)에서는 2m 짜리 버디 퍼트를 잡아내 1.5m 짜리 더 짧은 버디퍼트를 놓친 카이머의 의지를 꺾었고, 카이머는 실제 다음 홀인 12번홀(파3) 보기로 자멸했다. 도널드는 15번홀에서도 두번째 샷을 홀에 바짝 붙여 가볍게 버디를 추가했고, 카이머는 또 다시 1.5m 버디 퍼트가 홀을 빗나갔다.
도널드의 2006년 혼다클래식 이후 5년 만의 미국프로골프(PGA)투어 3승째. 우승상금이 무려 140만 달러다. 도널드는 "이번 대회에서 한 번도 18번홀까지 가지 않았다"면서 "1주일 내내 좋은 샷을 날렸다"고 기뻐했다. 도널드는 결승 진출까지 불과 73개 홀만을 치러 타이거 우즈의 기록(2003년ㆍ77개 홀)도 경신했다. 3, 4위전에서는 한편 매트 쿠차(미국)가 2홀 차로 버바 왓슨(미국)을 제압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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