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솔 기자]중동 민주화 시위의 확산으로 국제 유가가 올라가면서 세계 금융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하지만 유가 상승은 구조적 문제라기보다는 심리적 문제여서 추세적으로 진행되지는 않을 전망이며 이에 주가 하락을 매도 보다는 매수 기회로 삼는 게 좋겠다는 분석이 나왔다.
23일 이상원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튀니지에서 시작된 중동지역 민주화 시위가 이집트, 리비아로 옮아가면서 지역 내 지정학적 불안이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최근 시위가 확산되고 있는 나라들일수록 원유 생산량이 더 많다는 게 문제"라고 진단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튀니지가 국제 원유 생산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1% 수준인 반면 이집트는 0.8%, 리비아는 1.8%에 달한다.
이 팀장은 "결국 문제의 핵심은 실제 국제 원유 수급에 차질이 발생할 것인가 하는 문제와 중동 여타 국가로 시위가 확산되면서 정정불안이 장기화될 것인가 하는 문제로 귀결된다"며 "하지만 국제 원유 수급에는 지장이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전했다.
시위 발생국가의 원유 생산량이 실제 급감할 가능성은 높지 않고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한 OPEC 회원국들이 추가 생산여력을 보유하고 있는 덕분이다. 주요 에너지 소비국들의 원유 재고 수준이 역사적 평균 보다 높다는 점도 긍정적 요소다. 현대증권은 미국의 상업용 원유재고와 OECD국가의 원유재고량은 55~57일분으로 2005~2008년과 비교해 각각 10.1%, 6.4%가량 추가적인 재고를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제 유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신흥국의 인플레 압력을 가중시키고 세계 경기를 후퇴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현실화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국제유가의 상승세가 오래 지속되려면 구조적인 원유의 수급 문제가 발생해야하는데 지금은 심리의 문제가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주가 하락은 '매도' 보다는 '매수'의 기회라는 조언이다.
이솔 기자 pinetree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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