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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100달러 시대 다시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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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의원 기자] 중동지역의 반정부 시위 사태로 원유 가격이 심상치 않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한 회원국에서 벌어진 사태라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시장을 동요하게 만들고 있다. 나아가 원유 가격 상승은 인플레이션을 동반해 자칫하면 글로벌 경기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에 팽배해 있다.


이집트 민주화 시위 당시에도 전세계 원유의 2.5%가 지나가는 이집트 수에즈 운하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가 유가를 2008년 10월 이후 최고치로 밀어올리긴 했지만 18일만에 무바라크 대통령이 퇴진하면서 금방 진정을 되찾았다. 그러나 리비야 사태가 다른 지역으로 확산돼 유가 최고치를 경신해 글로벌 경제가 침체를 겪게 될지 아니면 사태의 원만한 해결로 시장이 안정될지 주목된다.

◆브렌트유, 서부텍사스원유 가격 2008년 이후 최고치=이미 원유 가격은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22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6.5%(5.64달러) 급등한 91.83달러를 기록했다. 장중 한때 배럴당 94.49달러를 기록해 지난 2008년 10월3일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런던 ICE 선물시장에서 4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2.7% 상승한 108.57달러를 기록했다. 2008년 9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아주나 마헨드란 HSBC프라이빗뱅크 아시아 투자전략담당은 “글로벌 경제에 가장 큰 위협요인은 브렌트유가 배럴당 120달러까지 오를수 있다는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원유 선물가격이 오르면서 가솔린과 난방연료 가격도 동반 상승하며 시장에 부담을 주고 있다. NYMEX에서 3월 인도분 가솔린 가격은 5.08센트 오른 2.6032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2008년 9월26일 이후 최고 가격이다. 또 3월인도분 난방연료도 갤런당 7.95센트 오른 2.7924달러에 거래됐다. 2008년 10월 1일 이후 최고 기록이다.


유가상승이 거시경제에 줄 충격에 대해 전문가들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존 립스키 IMF 수석 상무이사는 "올해 유가 배럴당 95달러 수준 기록가정시 세계 경제 성장률 4.4%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국제원자력기구(IEA)는 "유가 100달러 유지시 세계 경제에 주는 부담은 2008년 만큼 좋지 않다"라고 진단했다.


◆리비아 진출 석유 기업들, 리비아에서 발 뺀다=내전 사태로 까지 확산된 리비아에 잇는 원유 생산 기업들에게는 당연한 일이지만 원유가 필요한 국가들에게는 악재가 아닐 수 없다. 2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세계 주요 석유생산 기업들이 영업을 중단하거나 현지 직원들을 철수시키며 리비아 원유 생산량이 현저하게 감소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리비아의 최대 석유 생산 외국계 기업인 이탈리아 에너지업체 에니는 21일 핵심 인력을 뺀 나머지 직원과 가족들을 철수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에니는 당분간 석유생산은 정상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발표했으나 이후 운영계획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에는 답변을 피했다.


영국 에너지 기업인 BP사도 이날 리비아 사막에서 이뤄지던 석유탐사 작업을 중단하고 핵심인원을 제외한 인원과 가족을 철수할 계획이라고 밝혓다.


다국적기업 로열더치셸그룹은 직원 가족을 대피시키고 있다고 밝혔으며 노르웨이 국영 석유업체 스타토일은 리비아 수도인 트리폴리시에 위치한 지부를 폐쇄했다고 전했다.


◆유가 배럴당 110달러 돌파 가시권에=미국 대형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22일(현지시간) 4월 인도분 브렌트유 가격이 수주내 110달러(약 12만4000원)를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골드만삭스의 제프리커리 상품 담당 애널리스트는 현재 리비야 사태가 사우디아라비아와 같은 주요 원유생산국 부근으로 사태가 확산될 경우 원유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반정부 시위 확산 여부가 원유가격을 결정짓는 핵심문제" 라며 "사태가 확산되면 유가는 역사적으로 최고치를 경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 현재 지속되고 있는 유가 상승은 리비야 사태로 인한 것이 아닌 원래의 흐름이었다며 곧 유가가 진정될 것이란 의견도 있다.거시경제 리서치 자문기업인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줄리안제솝 이코노미스트는 "리비아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회원국이지만 원유 생산량이 상대적으로 낮고 원유가 부족할 경우 원유 최대 생산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증산하면 수급량을 맞출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원유 가격은 지난해 여름부터 지속적으로 상승했으며 이는 원유 수요량이 증가한 탓이지 지정학적 위험이나 원유 공급 문제 탓이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현재의 상황이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22일(현지시간)전일 대비 1.44%(178.46포인트) 내린 1만2212.79로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도 전일 대비 각각 2.05%(27.57포인트), 2.74%(77.53포인트) 내린 1315.44, 2756.42를 기록했다.


닛케이225지수는 전일대비 192.83(1.78%) 급락한 10664.70엔에, 토픽스지수는 17.93(1.84%) 내린 956.70에 거래를 마쳤다. 닛케이225지수는 7일만에 하락했으며 토픽스지수는 지난해 9월 이후 최대 낙폭을 보였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일대비 76.7(2.62%) 하락한 2855.52에 거래를 마치면서 월간 최저치로 떨어졌다.


빌 오그라디 콘플루언스인베스트먼트 수석 시장 전략가는 "세계가 리비아의 원유 부족만을 주요 이슈로 다루고 있다"면서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이같은 상황이 리비아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이 사태가 어디에서 끝날지 전혀 모르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의원 기자 2u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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