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만에 시총 1.7조 불어난 SKC, 글라스 기판 '매직'

지난달 10일부터 주가 50% 상승…시총 5조원 돌파
국내 기관투자가 414억 순매수하며 주가 상승 견인
'CES 2025'서 글라스 기판 실물 전시

SK그룹 중간지주사인 SKC 주가가 최근 한달 동안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산업 성장과 함께 세계적인 정보기술(IT) 업체가 앞다퉈 데이터센터에 투자하고 있는 가운데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를 줄일 수 있는 신기술 '글라스 기판' 상용화 기대감이 SKC 주가 상승을 이끌고 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C 주가는 13만5400원으로 지난해 12월9일 종가 9만400원 대비 한달 만에 49.8%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6.8% 오른 것과 비교하면 시장 대비 수익률은 43.0%포인트(P)에 달한다. 시가총액은 3조4200억원에서 5조1300억원으로 1조7100억원가량 불어났다. 이 기간 국내 기관 투자가가 414억원 누적 순매수를 기록하면서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SKC가 지분 70%를 보유 중인 앱솔릭스는 세계 최초로 미국 조지아주에 글라스 기판 양산 공장을 준공하고 상업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기술 혁신성을 인정받아 미국 정부로부터 생산 보조금과 연구개발(R&D) 보조금으로 각각 7500만 달러, 1억 달러를 확보했다. 글라스 기판과 관련한 앱솔릭스 기술력은 경쟁사 대비 최소 3년 이상 앞서 있다.

SKC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 박람회 'CES 2025' AI 데이터센터(DC) 구역에서 글라스 기판 실물을 전시하고 있다. 대규모 데이터를 처리하는 AI 서버의 속도를 끌어올릴 솔루션으로 글라스 기판을 소개했다.

글라스 기판은 초미세 회로 구현이 가능하고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등 다양한 소자를 내부에 넣어 표면에 대용량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얹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기존 기판 대비 데이터 처리 속도는 40% 빨라지고, 전력 소비와 패키지 두께는 절반 이상 줄어든다. SKC 관계자는 "세계 최초 반도체 글라스 기판 상업화 기업으로서 기술 우수성을 알릴 수 있게 됐다"며 "점점 치열해지는 반도체 경쟁에서 글라스 기판을 통해 기술 우위를 공고히 하겠다"고 소개했다.

지난해 SKC는 주력 사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비주력 사업영역에서 철수했다. 앱솔릭스의 글라스 기판 사업은 SKC의 근본적인 기업가치 변화를 이끌 동력으로 판단했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AI 개화에 따른 고성능 반도체 시장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초고속 연산 능력과 데이터 처리 속도, 전력 효율성이 요구되는 기술 병목현상을 기판 소재 변화로 해결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앱솔릭스가 미국 상무부로부터 보조금을 받는 것은 미국 반도체 공급망 기업으로 인정받은 것"이라며 "차세대 글라스 기판에 대한 기술력을 인정받은 셈"이라고 덧붙였다.

데이터센터 면적과 전력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글라스 기판 수요는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로소프트 등 세계적인 빅테크 업체가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데 대규모 자금을 투자하고 있다. 전체 산업에서 AI 기술 중요성이 커졌다. 시장을 선점하려면 고성능 데이터센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올해에만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데 800억달러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아마존 역시 마이크로소프트와 비슷한 규모의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