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고경석 기자]현빈과 임수정이 61회 베를린국제영화제의 첫 공식일정을 소화했다.
영화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로 경쟁부문에 공식 초청된 현빈과 임수정은 17일(이하 현지시간) 오전 11시 5분 독일 베를린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이윤기 감독과 두 주연배우 현빈과 임수정은 이날 오전 9시 영화제 메인 상영관인 베를리날레 팔라스트에서 열린 기자시사에 이어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현지를 찾은 전세계 기자들과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현빈은 이번이 첫 베를린영화제 공식 참석이며, 임수정은 지난 2007년 박찬욱 감독의 '사이보그지만 괜찮아'로 공식 경쟁부문에 초청돼 현지를 찾은 바 있다.
이윤기 감독과 두 배우는 이날 오후 4시 30분 영화제 메인 상영관에서 열리는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 공식 스크리닝에 참석해 레드카펫을 밟는다.
다음은 기자회견 전문.
▲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로 베를린을 찾은 소감은?
- 이윤기 감독 > 전작 '여자, 정혜' '아주 특별한 하루' '멋진 하루'가 베를린영화제 포럼 부문에 초청돼서 4번째 베를린영화제에 왔다. 베를린이 낯설지는 않다. 그런데 그때는 이렇게 많은 분들이 기자 간담회에 오시지는 않았는데 많이들 와주셔서 고맙다. (웃음)
▲ 제목 'Come Rain Come Shine'이 인상적인데 왜 이런 제목을 붙였나?
- 이윤기 감독 > 레이 찰스의 노래 중에 'Come Rain Come Shine'이 있다. 그 노래 가사를 보면 삶에 고난이 있어도 행복한 날들이 있고 또 그 반대도 있는 것처럼 인생의 알 수 없는 면을 생각할 수 있는 제목이라고 생각했다.
▲ 영화 속에서 보면 여자가 이별을 선언하고 남자는 그런 여자를 지켜보는데, 이게 요즘 한국의 보편적인 이별의 모습인지?
- 이윤기 감독 > 남녀가 헤어지는 모습은 전 세계 어디나 똑같을 것이다. 다만 문화적 차이가 있을 뿐이다.
▲ 영화 속에서 가끔 햇살이 환한 장면이 나온다. 어떤 의미인가?
- 이윤기 감독 > 엔딩을 암시하는 장면들이다. 여자는 떠나고, 햇살이 환한데 남자만 외롭게 남아있는 거다. 결말을 암시하는 나만의 장치다.
▲ 음악이 거의 없는데 그 이유는?
- 이윤기 감독 > 비 소리가 이 영화의 사운드트랙이다. 잘 들어보면 비소리에도 강약이 있다. 음악으로 비 소리를 방해하고 싶지 않았다. 내가 평소에도 이런 디테일한 사운드에 집착을 해서 레코딩 스튜디오에서 나를 싫어하는 것 같지만.(웃음) 앞으로도 이렇게 작업하고 싶다.
▲ 어떻게 이 작품에 출연을 결정하게 되었나?
- 임수정 > 한국 영화 제작 환경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큰 영화, 상업영화만 만들어지는데 이런 새롭고 독특한 영화를 만들고자 하는 감독과 프로듀서의 노력에 공감해서 동참하게 됐다.
▲ 여자 캐릭터가 너무 이기적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나?
- 임수정 > 처음 읽었을 때는 그렇다고 생각했는데 1차원적으로는 이기적으로 보이지만 내면에서는 그녀 또한 사랑의 상처를 겪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고 그렇게 연기했다.
▲ 인물들이 너무 자제돼 있어서 힘들지는 않았는지?
- 임수정 > 차라리 이들이 울거나 싸우거나 화를 냈으면 좋겠다라는 말을 우스개처럼 우리끼리 한 적도 있다. 하지만 이런 배역 자체는 만나기 힘든 귀한 배역이고 배우로서는 전에 해 본 적 없는 새로운 캐릭터여서 무척 좋았다.
- 현빈> 답답하기도 했지만 잘 해내면 감정 기복이 큰 역을 할 때보다 배우로서 더 큰 행복감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았다. 더 많이 준비해야 되고 그런 작업들이 즐거웠다.
▲ 한국 관객 반응이 궁금한데.
- 임수정> 아직 한국 관객들은 영화를 못 봤다. 하지만 박스오피스 부담은 없는 영화고 분명히 이 영화를 즐기고 좋아할 만한 관객들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 현빈> 관객들이 주로 빠른 영화들만 선호하지만, 보면 분명히 후회하지 않을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스포츠투데이 고경석 기자 ka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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