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이명박 대통령의 기름값 발언 후 정유사가 휘발유 공급가를 내렸지만, 소비자 부담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한국석유공사의 유가정보서비스 사이트 오피넷(www.opinet.co.kr)에 따르면 1월 셋째주 정유사의 휘발유 평균 공급가격은 전주대비 리터(ℓ)당 2.58원 내린 833.2원을 기록, 3주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정유사들은 지난해 12월 첫째주와 다섯째주 두번 공급가격을 인하한 뒤 1월 들어 꾸준히 공급가격을 올려왔다. 지난해 10월 첫째주 리터(ℓ)당 695.86원이었던 정유사의 휘발유 평균 공급가격은 이달 둘째주 835.78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셋째주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난 13일 이명박 대통령의 '기름값이 묘하다'는 발언이 있은 뒤, 공정거래위원회까지 가세해 정유사를 대상으로 현장조사에 나서자 압박을 느낀 정유사가 가격을 인하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우세하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1월 셋째주의 경우 국제유가상승분과 환율하락분을 감안하면 인상의 여지가 있는데, 되레 하락한 것을 보면 정부와 여론의 가격 인하 압박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정유사들의 가격 인하와는 무관하게 소비자 가격은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휘발유 평균가격은 이달 셋째주 1826.35원으로 전주 대비 리터(ℓ)당 3.65원 올랐다. 넷째주 역시 1830.72원으로 전주 대비 리터(ℓ)당 4.37원 상승, 16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정유사 휘발유 공급가는 하락했지만 소비자 부담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 주유업계 관계자는 "기름값이 오르면 소비가 줄어 가격 조정이 필요하다"며 "정유사의 가격인하 폭이 그대로 소매가격에 반영되기는 힘든 구조"라고 해명했다.
서소정 기자 s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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