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 람 이매뉴얼 전 백악관 비서실장이 시카고 시장 선거에 출마할 수 있게 됐다.
로이터통신은 27일(이하 미국 현지시간) 일리노이주 최고법원이 이날 만장일치로 “이매뉴얼 후보의 시카고 시장 출마 자격에 문제가 없다”고 판결했다고 전했다.
주 최고법원은 “이매뉴얼 후보는 시카고 거주를 포기한 적이 없으며, 그의 행동이 이를 뒷받침해 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항소법원의 판결을 뒤집은 것으로, 항소법원은 지난 24일 “이매뉴얼 후보가 1년 동안 시카고에 거주해야만 시 공무원에 출마할 수 있는 시카고 법률을 위반했다”며 그의 후보 자격을 박탈한 바 있다.
이매뉴얼 후보는 지난해 10월까지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근무하면서, 워싱턴D.C.에 머물렀었다. 그는 당시 시카고의 자택을 팔지 않고 세를 줬으며, 개인 물품 역시 창고에 남겨 뒀다.
시장 선거 설문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이매뉴얼 후보가 선거 레이스에 복귀하자 경쟁자들은 크게 긴장하고 있다. 지역 유력지 시카고 트리뷴이 지난주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매뉴얼 후보의 지지율은 44%로, 2위를 차지한 캐롤 모슬리 브라운 후보(21%)를 크게 앞서고 있다.
브라운 후보는 판결 후 “법적인 싸움이 끝났을 뿐”이라면서 “다른 후보들과 함께 이매뉴얼 후보의 자격 문제를 집중 거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매뉴얼 후보는 오바마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대통령의 최대 지지세력인 시카고 사단의 일원이기도 하다. 시카고 사단의 맏형 격인 현 시장 리차드 M 데일리가 22년(6선) 간의 임기를 끝내고 불출마를 선언하자, 이매뉴얼 후보는 백악관 비서실장 자리를 사퇴하고 시카고 시장 선거에 뛰어 들었다. 공석이 된 비서실장 자리는 리차드 M 데일리의 동생인 윌리엄 데일리(당시 JP모건체이스 미 중서부지역 회장)가 차지했다.
이매뉴얼 후보가 시카고 시장 출마 자격을 되찾았고 큰 이변이 없는 한 시장에 당선될 것으로 보이면서, 2012년 대선을 향한 오바마 대통령 측의 행보도 빨라질 전망이다.
뉴욕 타임스(NYT) 21일자 보도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대선 캠프를 이례적으로 시카고에 설치할 계획이다. NYT는 “윌리엄 데일리가 비서실장에 임명되면서 대선 캠프의 시카고행이 결정됐다”며 “오바마 대통령이 2008년 대선 승리의 기반이었던 시카고에서 또 한번의 승리를 일궈내길 기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해수 기자 chs900@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