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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인니ㆍ페루에 법 수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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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대한민국 정부가 인도네시아와 페루에 법(法)을 수출한다. 해방 직후 독일과 미국 등의 법ㆍ제도를 들여와 체계를 세운 지 약 반 세기만에 '법률 수입국'에서 '법률 수출국'으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수출 분야는 '계약분쟁해결'을 위한 민사소송절차 관련 법률 일체다. 우리 기업들의 현지 경제활동이 한 층 수월해질 전망이다.


법무부(장관 이귀남)는 지난해 6월 외교통상부와 공동으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원국 대상 '계약분쟁해결 절차 개선을 위한 법제 개선 지원 사업'에 관한 워크숍을 연 뒤 회원국들 신청을 받아 내부 검토 및 당사국과의 협의를 거쳐 최근 인도네시아와 페루를 수출국으로 최종 결정했다고 17일 밝혔다.

사상 처음으로 외국에 수출되는 우리 법은 계약분쟁해결 관련 소송 절차에 관한 법률이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외국 기업이 인도네시아와 페루에서 경제활동을 하다가 거래 대금을 못 받아 이를 현지 법원에서 해결하려면 보통 4~5년 가량 걸린다. 이렇게 긴 시간이 필요한 건 현지 법 체계가 허술하기 때문이다. 바로 이 부분에 우리나라 선진 법 체계가 이식된다. 비슷한 일이 발생했을 때 우리나라에선 약 1년이면 절차가 마무리된다.


각국의 계약분쟁해결 관련 법률이 얼마나 우수한 지는 매도인이 매수인한테서 대금을 못 받아 소송을 낸 경우 1심 판결을 통해 이를 근거로 강제집행을 해 대금을 회수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과 돈이 드는 지를 기준으로 세계은행이 매 년 평가하는데 우리나라는 이 분야에서 현재 세계 5위다.

인도네시아는 동남아 최대 산유국이고 세계에서 두 번째로 천연가스가 많이 난다. 페루는 남미 국가 중 칠레에 이어 두 번째로 우리나라와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었다. 떠오르는 대형 시장 두 곳에 세계적으로 우수한 우리 법을 심어 소송 절차를 체계화 하면 국내 기업들이 현지에서 더 왕성하게 경제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법무부는 김윤상 상사법무과장 등 관련 인력을 오는 20일 인도네시아로 보내 현지 법 체계를 직접 살피고 구체적인 사업 방향을 정할 방침이다. 김 과장 등은 약 일주일 동안 현지에 머물면서 법무부 관계자와 법학 교수, 판사 등 유관기관 관계자 및 법조인들을 두루 만나 사업 방향을 논의하고 우리 법 체계를 소개하는 세미나를 개최한다.


법무부는 현지 법학자와 우리나라 로펌에 동시에 용역을 줘 '투 트랙' 연구도 진행할 방침이다. 8월에는 페루로 법무부 인력이 건너가 비슷한 절차를 밟는다. 10월에는 인도네시아와 페루 관계당국 주요 인사 등이 대거 참여하는 국제 세미나가 우리나라에서 열리고 이후 마무리 절차가 진행된다.


법무부 관계자는 "사업 추진 뒤 인도네시아와 페루, 태국, 베트남, 브루나이 등이 법률을 수입하겠다고 지원을 했다"면서 "시장 규모 등 여러 조건을 따져 우선순위를 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인도네시아, 페루와의 사업이 끝나면 나머지 나라들에 대한 수출 절차도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효진 기자 hjn2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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