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20% 추가 상승 기대 속 IT. 화학주 비교 우위 전망
'글로벌 인플레' 훈풍 예상되는 러시아, 브라질 투자 유효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글로벌 자산버블 붕괴의 후유증이 서서히 걷히는 모습이다. 국내 주식시장은 리먼브라더스 사태 직후 단기 조정을 거친 뒤 급등하더니 전인미답의 2100포인트를 넘어서는 기염을 토하고 있고, 해외에서도 불안요소였던 유럽연합(EU)이 연쇄 디폴트의 우려를 씻어내며 다시금 유동성 확장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 연평도 사태 등 지정학적 리스크를 가뿐히 극복하며 신묘년 증시에 대한 낙관적 기대감을 충만하게 하고 있다. 신흥 투자 유망지도 샘솟고 있다. 지난 2001년 브릭스(BRICKS) 개념을 창안한 짐 오닐 골드만삭스자산운용 회장은 세계 경제성장 견인차로 한국과 더불어 멕시코, 인도네시아, 터키를 의미하는 믹트(MIKT)를 거론하며 이머징마켓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달리는 말에 채찍을 가하라고 했던가. 이러한 거시경제 정황들은 시장수익률 이상의 결실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에게 공격지향적인 포트폴리오 구축에 자신감을 불어넣고 있다.
'국내 주식 투자'..저평가된 중소형주 관심=올해도 지난해처럼 선진국에서 풀린 유동성랠리가 신흥국 주식시장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이 강하다. 국내 증시 전망도 증권사마다 최고 2400~2500 포인트까지 매기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2일에는 벌써 코스피 2100포인트를 돌파했다.
주가와 상관관계를 맺고 있는 기업의 영업이익도 주가 상승 여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이곳에서 커버하는 152개 기업들의 영업이익은 지난 2009년과 지난해 각각 54조원, 87조원 순으로 늘었고 올해는 107조원 정도를 예상하고 있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기준금리가 2.75%로 0.25%P 전격 인상됐고 추가적으로 두 차례 인상이 예정돼 있긴 하지만 금리수준은 3.5%정도도 안 되는 저금리 분위기를 유지할 것"이라면서 "2011년 코스피 기업의 이익이 평균 9~10%로 예상되는 등 펀더멘털 또한 좋아질 것이라 보기 때문에 올해는 국내 주식에 꼭 투자를 해야 할 시점"이라고 전했다.
곽 연구원은 올해 유망 투자 업종으로는 지난해 이어 올해도 성적이 좋을 것으로 점쳐지는 분야로 자동차와 화학이, 턴어라운드를 기대할 만한 분야로는 금융과 IT(정보과학)주를 추천했다.
지난해 저평가돼 크게 오르지 못한 중소형주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의견도 높다. 박승호 국민은행 방배PB센터 팀장은 "IT분야에서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등은 선전했지만 나머지 IT관련 부품업종 등의 체감지수는 현 주가지수보다는 낮은 편"이라면서 "한국 증시의 모간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지수 편입 가능성 등 대형주 상승장의 여력도 높지만 저평가된 중소형주들도 관심종목으로 비중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더불어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상승 흐름에 따른 가격 부담 속에서 외국인 매수 강도가 둔화될 가능성도 있어 이에 대한 대안으로 코스닥 등 중소형주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해성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투자증대로 대기업의 성장을 촉진하면 중소기업과 소비자에게 혜택이 돌아가 총체적으로 경기를 자극하게 되는 트리클 다운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는데, 대기업들이 발표한 투자계획이 정부의 신성장 동력 육성계획과 맞물려 있고 이에 따라 코스피와 코스닥의 수익률 갭이 축소될 수 있는 가능성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현철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도 "지난 2005년 주식시장이 가장 좋은 성과를 냈던 해에도 전체 주식형펀드가 65%의 수익을 냈었다면 그 해 중소형주는 128%의 수익률을 달성한바 있는데 올해는 이와 비슷한 행보를 기대해볼 만하다"면서 "대형 우량주와 중소형 가치주의 투자 배분을 각각 6:4정도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추천했다.
올 고수익 원한다면..원자재&자원부국 관련 펀드=지난해 여름 러시아의 산불로 인한 곡물수출 금지조치, 중국과 남미 등 주요 농산물 산지의 기상이변으로 농산물 가격은 급등세를 보이면서 금융위기 이전 가격 수준을 회복했다. 귀금속 가격도 미국의 2차 양적완화조치와 유럽재정위기로 인해 안전자산 선호현상으로 지난해 하반기 급등세를 보인바 있다. 이러한 원자재 시장 상승세는 올해도 지속될 것이란 예상이다. 특히 달러 유동성 확대와 경기회복에 따른 실물수요 증대 기대도 원자재 가격을 부추길 것이란 예견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원자재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원자재 펀드 투자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다만 원자재 투자는 단기급등으로 인한 조정가능성 등 변동성에 유념해야한다. 특히 비철금속은 글로벌 경기 회복에 힘입어 상승세를 보일 것이란 판단이다.
권태혁 우리은행 투체어스 잠실센터 부지점장은 "기본적으로 미국 양적완화로 화폐가치가 떨어지면 원자재가격이 올라가는데 경기가 좋아지면서 원자재 실물수요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중에서도 은, 구리, 원유 등 산업용 원자재 가격이 상대적으로 오를 여지가 크다"고 전망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금값 상승세가 더욱 가속화되리란 전망도 나왔다. 온라인 경제전문사이트 마켓워치는 지난 13일 런던소재 컨설팅업체 GFMS의 보고서를 인용해 "올해 중반엔 금 선물가격이 온스 당 1500달러에 달하고 연말엔 16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발표했다. 올 들어 금값이 대체로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는 단기적인 모습이며 저금리와 다른 투자대상의 부진한 수익, 유럽과 미국의 늘어난 정부 부채, 미국의 양적 완화 정책에 대한 우려와 달러에 대한 영향 등에 따라 내년 초까지도 금 가격이 상승세를 보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농산물 가격 상승에 따른 관련 펀드 수익률도 오르고 있다. 중국의 농산물 수요 확대로 인한 국제 농산물 가격 급등에 따라서다. 이 중 미래에셋맵스로저스농산물지수특별자산(일반상품-파생)펀드는 6개월 누적수익률 (3일기준)이 50.77%, 신한BNPP포커스농산물 자 1(채권-파생)펀드는 54.03%를 기록한 바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연동해 자원부국에 대한 투자관련 펀드들도 주목을 받고 있다. 박승호 국민은행 방배PB센터 팀장은 "지난 2007년 10월말 전 세계적으로 증시 활황이었을 때 원자재 보유국인 브라질과 러시아는 2008년 5월쯤에서야 고점에 다다랐다"면서 "인플레이션 우려로 상품 자산에 투자금이 몰리면서 이 같은 양상을 보였는데 지금 비슷한 예측을 다시 해볼 수 있는 시기"라고 말했다.
김희곤 교보재무설계센터 웰스매니저는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수익 향유도 중요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급등세를 보였기 때문에 단기 조정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여유자금의 10%내의 투자가 바람직하다"면서 "더불어 증시가 많이 오른 상황에서는 적립식으로 불입해 변동성에 대해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진희 기자 val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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