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성곤 기자]안상수 한나라당 대표는 1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빠른 시일 내에 국회에 개헌특위를 구성해야 한다"며 개헌 논의를 촉구했다.
안 대표는 "개헌은 지난 17대 국회 당시 여야가 18대 국회에서 논의하기로 국민께 이미 약속한 바 있다"며 "지금은 권력구조만이 아니라 기본권, 삼권분립의 문제 등 시대적 요청에 따른 모든 문제를 논의하는 대화의 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기자회견문 전문>
□ 서민이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신묘년 새해가 힘차게 시작되었습니다.
올 한 해도 복 많이 받으시고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늘 함께 하시길 기원합니다.
최근 프랑스의 국영 TV방송이
우리나라를 소재로
신년특집 프로그램을 심층 보도했습니다.
‘숨은 강국’이라는 제목으로
두 시간에 걸쳐 방영된 이 프로그램은,
작은 산업국가 한국이
이젠 아시아의 유행, 생활방식, 첨단 산업을
주도하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세계가 한국의 저력과 역동성에 주목합니다.
실제로 대한민국의 힘은
곳곳에서 입증되고 있습니다.
작년 우리는 6%대의
안정적인 경제성장을 이루며
수출 세계 7위, 무역 흑자 417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올해는 무역액과 국내총생산,
주식시장 주가총액 모두 1조 달러를 웃돌며
‘트리플 1조 달러 시대’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됩니다.
더욱이 세계 45개국과
FTA를 체결함으로써,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경제 영토가 가장 넓은 나라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서민들이 실제로 느끼는
체감경기는 싸늘합니다.
여전히 서민들은 먹고 사는 걱정에
하루하루 삶이 힘겹습니다.
대한민국은
‘선진 국가’로 가고 있는데,
정작 서민가계의 주름살은 여전합니다.
이로 인해 저는 집권여당 대표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선진 대한민국’은
모두가 바라는 바이지만,
‘더불어 잘 산다’는
윈-윈의 가치가 무너진다면,
그래서 경제성장의 파이가
소수에게만 돌아간다면,
우리의 미래는 암울할 수밖에 없습니다.
어떤 난관이 있더라도
서민과 중산층이 ‘더불어’ 행복한
나라를 만들어야 합니다.
저와 한나라당은
경제성장의 그늘에서 한숨짓는
서민과 중산층을 보듬겠습니다.
서민경제 살리기와 일자리 창출에
더욱 매진하겠습니다.
복지 사각지대도 점차 줄여나가겠습니다.
한나라당이 앞장서서
서민의 정서와 밑바닥 민심을
국정 전반에 녹여내겠습니다.
지난 3년간 우리 당은
정부의 정책에 잘 협조해왔고,
앞으로도 적극적인 협조를 해나갈 것입니다.
다만 민심을 수렴해야 하는 당의 입장에서,
국민여론이 국정에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불가피할 경우 견제할 것은
제대로 견제하고 보완해나가겠습니다.
아울러 이명박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위하여 노력해갈 것이며,
이를 통해
서민과 중산층이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더불어 잘 사는 대한민국’을 만들어 갈 것입니다.
□ 서민 물가 안정에 힘쓰겠습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요즘 물가가 크게 올라
서민의 부담이 더욱 가중되고 있습니다.
배추와 무를 비롯한 장바구니 물가 뿐만 아니라
국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일부 품목 가격도 큰 폭으로 올랐습니다.
기름값 상승에 따른
공공요금 인상요인도 커지고 있습니다.
전세값 오름세도 여전합니다.
가계 수입은 제 자리 걸음인데,
장바구니 물가와 공공요금이 오르면
서민 고통은 그 만큼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 정부가 적극 나서서
물가를 반드시 잡아야 합니다.
모레(13일) 정부가 물가대책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한나라당은 정부 대책에
서민의 어려움이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공공요금, 기름값, 대학등록금 등
서민생활에 직접 영향을 끼치는
품목에 대해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도록
요구했습니다.
석유 값의 경우 인상 요인이 발생할 경우
즉각 가격을 올리면서도
정작 인하 요인이 생기면
값을 신속히 내리지 않는다는 것을 지적하고,
시장 점검을 철저히 해줄 것을
강조했습니다.
또 물가 상승을 부채질 하는
업체 간 가격 담합과 편법 인상 등
불공정 행위를 엄정하게 조사하고,
유통구조 개선, 정보공개 확대를 비롯한
구조적인 대책도 추진해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앞으로도 한나라당은
서민물가를 안정시킬 수 있도록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나갈 것입니다.
□ ‘안전한 사회’ 만들기에 총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구제역으로 인해
실로 국가비상사태라고 할 만큼
나라 전체적으로 피해가 심각합니다.
그동안 소, 돼지 100만 마리 이상을
땅에 묻었습니다.
피해액도 1조 3천억원을 넘어섰습니다.
무엇보다 자식 같은 가축을 잃고
신음하고 있을
피해 축산농민들의 아픔과 충격은
이루다 말할 수 없습니다.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정부는 범정부적 총력 대응 체계를
신속하게 가동해
구제역이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적극 나서야 합니다.
차제에 철저한 역학 조사를 통해
발병 원인과 감염 경로를 파악함으로써,
예방 시스템도 완벽하게
구축해야 합니다.
아울러 방역 당국도
구제역이 하루빨리 종식될 수 있도록
방역 작업에 만전을 기해주길 바랍니다.
정치권도 정쟁을 중단하고
대책 마련에 나서줄 것을 촉구합니다.
이제 우리는
국민들이 믿고 안심할 수 있는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구제역과 같은 가축전염병 뿐만 아니라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위해가 되는
신종 질병에 대한 상시적이고 예방적인 종합시스템을
구축하여야 합니다.
이번 구제역 파동을 거울 삼아
선제적 대응시스템이 구축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습니다.
□ 생산적인 ‘서민복지’를 실현하겠습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요즘 많은 분들이 복지정책에 대해
의견을 개진하고 있습니다.
각 정당이 대안을 제시하고
선의의 경쟁을 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합니다.
그러나 정치적 계산으로
‘무책임한 복지’를 남발하는 것은
‘칼끝에 묻은 꿀’을 핥는 것처럼
위험하기 짝이 없습니다.
순간은 달콤하지만,
결국 파국에 치달을 것입니다.
특히 고소득층까지 대상으로 하는
‘무차별적 복지’는
서민이 낸 세금으로 부자들에게 혜택을 주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복지에 ‘비뚤어진 정치적 계산’이 개입됐을 때,
국가가 어떻게 추락할 수 있는 지는
아르헨티나를 비롯한 여러 국가들의 사례가
잘 보여줍니다.
그럼에도 야당이
‘무차별적이고 무책임한 복지’를
주장하는 것은 향후 총선과 대선을 의식해
표를 얻기 위한
‘복지 표 장사’ 전략에 불과합니다.
‘진정한 서민복지’는
경제성장이 복지를 견인하고,
거꾸로 복지가 경제성장을 이끄는
‘생산적이고 실현가능한 복지’여야 합니다.
한나라당은
일자리를 하나 더 늘리는 것이
최상의 복지라는 차원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더욱 주력하겠습니다.
경제회복의 온도차를 느끼는
서민과 중산층까지
복지 혜택 범위를 대폭 늘리는 한편,
복지 수혜자의 자활 능력을 키우는 데도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또 ‘사회 안전망’을 촘촘히 만들어
일할 능력이 없는 빈곤 소외계층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선진 복지국가는
우리가 꾸준히 추구해야 할
소중한 가치입니다만,
특히 한번 늘린 복지 예산은
줄이기 힘듭니다.
서민의 세금 부담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우리의 2세들에게까지 짐이 됩니다.
이 때문에
매년 복지 예산을 꾸준히 늘려 나가되,
우선순위를 두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올해 복지 예산액은 86조4000억원으로
전체 예산의 28%를 차지하는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매년 복지 예산을 큰 폭으로 증액해 왔고,
특히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큰 어려움을 겪는 서민들을 위해
친서민 정책을 강도 높게 추진해왔습니다.
그럼에도 국민 여러분이 느끼실 때는
다소 미흡한 부분도 있을 것입니다.
이제 대한민국號가 선진 복지국가로
꾸준히 순항해야 한다는 긴 안목으로
지켜보아 주시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한나라당은
서민과 중산층에게
더 많은 복지 혜택이 돌아가는
‘맞춤형 복지’ 정책을
꾸준히 추진할 것입니다.
□ 국민화합과 정치 선진화, 반드시 이루겠습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국회의원의 사회적 신뢰도가
최하위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치인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부끄럽고,
국회와 정치권의 신뢰가
땅에 떨어진 현실이 개탄스럽습니다.
저는 국회가 선진화되지 않는다면
선진 대한민국의 길은
요원하다고 생각합니다.
국회 선진화를 위해
저희 한나라당부터 변화하고 쇄신하겠습니다.
믿음이 없으면 설 수 없다는
무신불립(無信不立)의 비상한 각오로
국민들의 오랜 염원인
정치 선진화를 반드시 이뤄내겠습니다.
저는 정치 선진화와 국민 화합을 위해
우리 정치권에 다음과 같이 제안합니다.
첫째, 빠른 시일 내에
국회에 개헌특위를 구성해야 합니다.
개헌은 지난 17대 국회 당시
여야가 18대 국회에서 논의하기로
국민 여러분께 이미 약속한 바 있습니다.
지금은 권력구조만이 아니라
기본권, 삼권분립의 문제 등
시대적 요청에 따른
모든 문제를 논의하는
‘대화의 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국민 전체의 뜻을 담아내는 것이
선결의 과제입니다.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선진 대한민국을 뒷받침하는
미래 헌법 논의에
적극 나서주시길 촉구합니다.
둘째, 선거제도와 관련된 논의도
이제 시작해야 합니다.
특히 지역감정을 완화하고
국민 화합을 이뤄낼 수 있도록
선거구제 논의는 물론
비례대표제의 개혁도 필요합니다.
여야는
권역별 비례대표제나 지역 석폐율제 등
국민화합을 위한 제도적 보완책을
적극 논의해야 할 것입니다.
이젠 영남과 호남에서도
여와 야의 의원이 나올 수 있어야 합니다.
셋째, 야당의 반대로
1년 넘게 국회에 계류 중인
‘국회 선진화 관련법안’이
조속히 통과돼야 합니다.
이를 통해 치열한 토론과
다수결의 원리가 존중되는
민주주의의 장으로
국회를 ‘복원’시켜야 합니다.
국회 스스로 폭력의 폐습을 끊는
개혁을 시작해야 할 것입니다.
□ 대한민국의 ‘저력’을 한 데 모으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새해 벽두부터
물가 불안, 유가 상승, 구제역 등
우리 경제와 사회 안전을 위협하는
위험 요인들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안보 위험도 커졌습니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어려움을 극복할
충분한 저력이 있습니다.
세계 역사상 유례가 없는
가장 짧은 기간 동안 전쟁의 폐허에서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룬
대한민국 기적의 역사는 바로
우리의 민족적 저력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지금 비록 힘든 상황이라도
우리 모두 꿈과 희망을 잃지 않으면
거뜬히 이겨낼 수 있습니다.
비록 여러 가지 난관이 있더라도
한나라당이 앞장서서
국민 화합을 선도하고,
대한민국의 저력을 한데 모으겠습니다.
더욱 심기일전하여
서민과 중산층이
꿈과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더불어 잘 사는 선진 대한민국’의
초석을 다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성곤 기자 skz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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