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구제역이 국내 최대 양돈 단지인 충남에서도 확인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11월 말 경북에서 시작된 구제역은 발생 한 달여 만에 경기, 강원, 인천, 충북, 충남 등 6개 시·도로 확산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에 방역 당국은 미발생지역에도 백신을 접종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번 구제역으로 살처분된 소·돼지는 67만 마리에 육박하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3일 "충남 천안시 동남구 수신면 속창리의 한 젓소농가와 보령군 천북면 사호리 돼지 농가에서 구제역 의심 신고가 접수돼 정밀 조사를 벌인 결과 모두 양성으로 판정됐다"고 밝혔다.
지난 주말에는 경북 포항, 강원 화천·강릉, 경기 광명 등 전국 12곳에서 구제역이 추가로 발생하는 등 지난해 11월 말 경북 안동에서 첫 발생한 구제역은 한 달여 만에 경기, 강원, 인천, 충북, 충남 등 6개 광역시·도까지 퍼지며 사상 최악의 사태로 치닫고 있다.
특히 충남의 경우 돼지 사육 규모가 191만 마리로 전국 1위고 젖소 역시 경기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여서 방역 당국을 더욱 긴장시키고 있다. 구제역이 발생한 천안 수신면의 경우 경부고속도로와 거리가 멀지 않아 구제역 확산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충남 천안지역은 지난달 31일 풍세면의 한 오리 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에 확진 판정에 이어 이번 젖소 농장에서 구제역까지 발생하자 방역 장비와 물자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방역 당국 관계자는 "그동안 몇 번의 구제역을 겪었지만 이처럼 빠른 속도로 바이러스가 퍼져 나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며 "이제는 더 이상 확산되지 않고 하루 빨리 종식되기 만을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또한 강원도 강릉시의 한 한우 농가에서도 구제역이 발생함에 따라 바이러스가 태백산맥을 넘어 동해까지 퍼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농가는 지난달 22일 강원도에서 구제역이 첫 발견된 농가로부터 동북쪽으로 45km 떨어진 곳으로 동해와는 불과 5km 남짓에 불과하다.
이에 방역 당국은 현재 구제역 발생지역 위주로 진행하던 백신 접종을 미발생지역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한편 이번 구제역은 6개 광역시·도, 37개 시·군, 총 82곳으로 크게 늘었고 전국 2500여농가의 가축 66만8000마리가 살처분·매몰됐다. 구제역 백신 접종대상도 18개 시·군 1만8200여농가의 45만2000여 마리로 늘어났다.
고형광 기자 kohk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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