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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KLPGA '주인공 빠진 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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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KLPGA '주인공 빠진 잔치' 2010 KLPGA 대상 시상식에서 서희경이 사회를 보고 있다. 사진=KLPGA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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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수상자 없는 시상식(?)'

지난 16일 한국프로골프(KPGA) 대상 시상식을 끝으로 올 시즌 국내 남녀 투어의 행사가 모두 마무리됐다. 선수들은 시상식에서는 특히 평소에 볼 수 없었던 턱시도와 드레스를 갖춰 입는 색다른 모습을 보였고, 뮤지컬 등 다채로운 공연을 통해 숨겨둔 장기를 한껏 과시하는 등 축제 분위기를 만끽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대상 시상식에서는 그러나 정작 주인공들이 대거 불참해 씁쓸한 대목도 없지 않았다. 먼저 대상을 비롯해 상금여왕과 다승왕 등 '4관왕'에 등극한 이보미(22ㆍ하이마트)부터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 오리엔테이션과 일정이 겹치면서 자리를 비웠다. 아버지 이석주씨가 대리 수상자로 단상을 네 차례나 오르내렸다.

JLPGA투어 상금여왕 등 4관왕의 위업을 달성한 안선주(23)는 특별상 수상자였지만 12일 열린 일본의 이벤트 경기 히타치3투어챔피언십 출전 때문에 일정이 빠듯하다면서 오지 않았다. '세계랭킹 1위'에 오른 신지애(22ㆍ미래에셋)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우승으로 특별상 대상자였지만 아예 미국에서 휴식을 택했다.


KLPGA는 해외투어에서 우승한 선수들에게 주던 특별상을 참석률이 떨어지자 지난해 폐지했다. 하지만 이 상마저 없으면 시상식장에 아예 초대되지도 못한다는 불만이 터지자 1년 만에 다시 이 상을 부활했다. 대신 불참자를 줄이기 위해 "수상자 불참시 상패와 상금 100만원은 없다"는 고육지책을 곁들였다.


결과는 물론 똑같았다. 올해 이상의 수상자는 미국에서 5명, 일본에서 7명 등 모두 12명이었지만 시상식에 모습을 드러낸 선수는 사회를 맡은 서희경(24ㆍ하이트)이 유일했다. KLPGA 관계자는 "일일이 연락해 참석을 부탁했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다"며 "내년 초 열릴 이사회를 통해 새로운 방향을 마련하겠다"고 안타까운 심경을 토로했다.


연말 시상식은 선수들의 축제다. 불참 시 상태와 상금을 취소한다는 KLPGA나 확연한 일정 없이 이벤트 대회나 휴식을 위해 시상식에 불참하는 선수들이나 대상의 권위를 깍아 먹기는 마찬가지다. 주인공은 없고, 객(客)만 요란한 잔치가 되지 않으려면 양쪽 다 시상식의 의미를 되새겨봐야 할 것이다.





손은정 기자 ej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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