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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어느 신인골퍼의 '억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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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어느 신인골퍼의 '억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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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규정이 그렇다는데 어쩔 수 없잖아요."

이보미(21ㆍ하이마트ㆍ사진)는 올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정규투어에 처음 뛰어들었다. 지난 9월에는 넵스마스터피스에서 생애 첫 우승을 달성했다. 이보미는 그러나 KLPGA 규정상 '루키 신분'이 아니다. 무늬는 신인이지만 신인 대접을 받지 못해 당연히 신인왕 후보에도 오르지 못했다.


왜 이런 이상한 일이 생긴 것일까. 바로 KLPGA투어가 신인의 기준을 협회 입회년도로 따지기 때문이다. 규정에 따르면 입회한 뒤 실질적으로 대회를 뛰는 다음해까지만 신인이다. 이보미는 2007년 9월 입회했다. 하지만 그해 연말 열린 시드전 당시 허리 부상 탓에 성적이 좋지 않아 지난해 2부투어에서 1년을 보냈고, 거기서 상금왕을 차지했다.

김일곤 KLPGA 사무국장은 이에대해 "시드전 자체가 신인왕으로 가는 관문"이라며 "앞으로도 정규투어 루키만을 대상으로 신인왕을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김 국장은 이어 "정규투어 입문을 기준으로 신인을 규정하면 협회 입회 후 몇년 뒤에 투어에 합류한, 이를테면 나이가 너무 많은 선수가 신인왕을 차지하는 결과도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외국의 경우에는 통상 신인을 대개 투어에 뛰어든 해당년도로 기준을 삼는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는 정규투어와 2부투어를 아예 별개의 투어로 보고 신인왕도 따로 뽑는다. 예를 들어 2부투어에서 뛰었더라도 정규투어에 진입하면 루키인 셈이다.


한국프로골프(KPGA)투어는 KLPGA투어가 주장하는 '나이가 많은 신인왕'이 탄생하는 폐단(?)과 입회 후 곧바로 정규투어에 진입하지 못하는 대다수의 선수들을 고려해 신인을 '입회 후 3년까지'로 정하는 나름대로의 '묘책'을 선택하고 있다.


KLPGA투어의 주장대로라면 2부투어 선수들은 협회 소속 선수가 아닌 셈이다. 만약 입회년도로 신인을 규정했다면 신인왕을 뽑을 때 정규투어 뿐만 아니라 2부투어 선수들도 그 대상에 포함시켜야 마땅하다. 극단적으로 정튜투어에서 뛰어난 활약을 한 선수가 없는 반면 2부투어에서는 5승 이상을 수확하는 선수가 나온다면 누가 신인왕이 맞는지 모를 일이다.


다시말해 KLPGA투어가 현재의 제도를 그대로 유지하려면 2부투어에서도 따로 신인왕을 뽑아야 한다. 2부나 3부투어에서도 상금왕을 따로 시상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보미는 9일 김현지의 연장우승으로 막을 내린 대신증권ㆍ토마토투어 한국여자마스터스 당시 "나중에 규정이 바뀌면 모르겠지만 지금은 아쉬워도 어쩔 수 없지 않느냐"고 체념한 듯 말했다.






제주= 김세영 기자 freegol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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