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ㆍ코오롱챔피언십 '아전인수' 격 운영으로 곳곳서 '잡음'
[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사공이 많으니 배가 산으로 간다."
바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열리고 있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하나은행ㆍ코오롱챔피언십(총상금 170만달러)을 두고 하는 이야기다. 인천 영종도 스카이72골프장 오션코스(파72ㆍ6409야드)에서 30일 개막한 이 대회는 운영의 묘를 살리지 못해 곳곳에서 '잡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이 대회 타이틀스폰서는 하나은행과 코오롱이다. 스폰서가 2곳이다보니 코스 주변에 설치하는 광고판을 놓고도 서로 치열한 눈치싸움을 벌이고 있다. 코오롱은 급기야 대회 개막을 이틀 앞두고 16번홀 페어웨이 벙커 사이에 대형 광고판을 설치했다가 LPGA투어측과 얼굴을 붉히는 사태까지 빚었다.
코오롱이 설치한 광고판이 선수들의 티 샷이 떨어지는 지점에 있었던 것. 더구나 판을 눕혀놔 잔디를 누르고 있었다. 이를 본 LPGA 경기위원회는 선수들의 경기에 방해가 된다며 즉각 치우라고 요구했지만 코오롱측은 "옆으로 약간 이동하면 안 되겠냐"며 미적거렸고, 코스관리자까지 나서서 항의한 후에야 광고판이 다른 곳으로 옮겨졌다.
개막 하루 전에는 '넘버 1'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와 신지애(21ㆍ미래에셋), 그리고 '디펜딩챔프' 캔디 쿵(대만)의 인터뷰가 있을 예정이라고 공지했다가 잠시 후 취소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LPGA투어와 대회를 진행하는 세마스포츠, 외국선수 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IMG,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등이 서로 의견 조율이 안돼 빚어진 사태였다.
이 대회 공식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는 스카이72골프장은 27일 선수들을 위한 바비큐 파티를 준비했다가 선수들의 참여가 부족해 분위기가 썰렁했다. 선수들의 호응이 부족했던 원인은 당초 연습라운드가 끝나는 28일 파티를 준비했다가 KLPGA측의 (한국선수들과) 만찬과 겹쳐 일정을 급하게 하루 앞당겼기 때문이었다.
이번 대회와 관련된 협회나 기업은 LPGA투어와 KLPGA투어, 세마스포츠, 하나은행, 코오롱 등으로 다양하지만 이들은 '아전인수' 격으로 제각기 일을 처리하면서 호흡을 맞추지 못해 '엇박자'를 내고 있다. 이 대회는 아직 내년 개최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다. 올해가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 끝이 좋아야 다음 대회도 기약할 수 있다.
영종도= 김세영 기자 freegol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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