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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KLPGA의 '자승자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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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대회 숫자 늘리기보다는 자타 공인하는 '권위' 갖출 때

하이트컵여자프로골프챔피언십이 메이저대회로 승격됐다.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는 최근 이사회를 통해 "이 대회가 메이저대회 승격 규정에 부합된다"면서 이 대회를 기존의 태영배 한국여자오픈과 신세계 KLPGA선수권, KB국민은행스타투어 최종전 등과 함께 4대 메이저대회에 포함시켰다. 양적으로는 국내 여자프로골프무대도 바야흐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와 같은 '4대 메이저대회 시대'가 열린 셈이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대부분이 억지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는 말할 것도 없고, LPGA투어 역시 4대 메이저대회는 오랜 역사와 일반 대회를 압도하는 엄청난 상금규모 등으로 자타가 공인하는 권위를 통해 메이저대회가 된다. KLPGA가 메이저대회의 승격조건으로 총상금 5억원 이상과 4라운드 경기, 주말이 포함된 경기일정, 생중계, 해외 유명선수 출전 등을 내세우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먼저 메이저대회라면 당연한 주말을 포함한 4라운드 경기와 생중계가 승격조건이라는 것은 아이러니하다. 승격조건 가운데 하나가 해외 유명선수 출전이라는 것은 더욱 우습다. 그렇다면 역사와 전통과 상관없이 기본 요건만 갖추면 어떤 대회도 메이저대회에 곧바로 편입될수 있다는 의미인가.

문제는 이런 조건이 KLPGA의 고육지책이라고 백번 양보해도 기존 3개의 메이저대회는 오히려 이런 조건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여자오픈의 경우 명색이 '내셔널타이틀' 대회임에도 불구하고 3라운드로 치러진다. 미국이나 일본 등 그 어느 나라도 '내셔널타이틀'을 3라운드로 여는 곳은 없다. 올해는 특히 '디펜딩챔프' 신지애마저 불참했고, 해외 유명선수도 없었다.


1978년부터 창설된 KLPGA선수권은 상당한 역사를 자랑하지만 올해 총상금은 4억원이다. 이것도 그나마 지난해보다 1억원을 증액한 결과다. 이 대회 역시 3라운드짜리고, 골프장의 주말영업을 위해 수~ 금요일 일정으로 짜여졌다. KB국민은행스타투어 최종전은 4년밖에 안돼 역사가 일천하다. 상금으로만 치면 하이원리조트컵 SBS채리티오픈이 총상금 8억원으로 단연 메이저감이다.


김일곤 KLPGA 사무국장은 이에대해 "메이저대회의 개념이 정립되고 승격 규정을 만든 지 얼마 되지 않았다"면서 "조금씩 발전해 나가는 모습을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물론 처음부터 모든 걸 다 잘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초석이 튼튼해야 건물이 단단해진다. 지금 당장 스폰서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그럴듯한 모양새만 갖춰서 '날림공사'를 하다보면 나중에는 모든 것이 '모순'이 될 수 밖에 없다.




김세영 기자 freegolf@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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