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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 파열음..꼬여가는 국내 M&A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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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이지은 기자] 20조원 규모가 넘는 초대형 인수ㆍ합병(M&A) 시장이 열렸지만 어느 하나 제대로 추진되는 것 없이 파열음이 일고 있다. 매물에 따라 속사정이 있기는 하지만 국내 M&A 시장의 특수성과 후진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여기에 정부의 입김 등 정치논리가 작용하면서 기업 M&A는 더 꼬여가고 있다. 내년은 대선, 총선 등 굵직한 정치 일정을 한 해 앞둔 정권 후반기로 접어든다는 점에서 M&A 시장은 개점휴업에 돌입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는 실정이다.

인수대금 5조원대인 현대건설은 M&A 시장에서도 대어(大漁)급이다. 현대가(家)가 형제의 난, 계열분리 등을 거치며 10년을 채권단 소유로 있던 현대건설 매각은 지난달 현대그룹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매각작업에 속도를 내는 듯 했다.


하지만 실사도 이뤄지기 전에 각종 의혹과 소송에 휘말리면서 비틀어져 가는 양상이다. 현대그룹과 현대차그룹의 갈등은 현대건설을 매개로 채권단과의 대립으로 번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국회 국정조사를 주장하는 등 논란 소지가 크다.

현대그룹은 채권단이 요구한 자금증빙 소명자료 마감시한인 14일 프랑스 나티시스은행으로부터 빌린 1조2000억원에 대한 2차 대출확인서를 제출했다.


채권단은 확인서 내용에 대한 법률 검토와 주주협의회 등을 거쳐 이르면 다음 주 초 대출 적정성에 대한 결론을 내릴 예정이지만 어떻게 결론이 나건 논란이 불가피하다. 갈등의 진폭이 커진 상태라 10년을 기다려 온 현대건설 매각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이닉스 매각도 안갯속이다. 우선순위에 있는 현대건설 매각에 빨간불이 켜져 앞길이 막힌데다 운영자금 부담 등에 따라 잠재 인수 후보군들이 인수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유재한 정책금융공사 사장은 당초 "새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연말 이후엔 사모펀드(PEF)를 통해 하이닉스 매각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쉽지는 않아 보인다.


M&A 업계 관계자는 "국내 M&A 시장이 갑자기 변했다기보다는 각 매물마다 걸림돌이 너무 많다"며 "하이닉스의 경우 마땅한 설비투자 주체가 없고 현대건설 역시 현대그룹과 현대차그룹 사이의 '집안싸움'이 발목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지주 민영화도 순조롭지 않다. 11년을 방치해 온 우리금융에 대한 정부의 민영화 의지가 그 어느 때보다 강하지만 공적자금 극대화를 위한 경쟁입찰이 사실상 불발에 그치면서 난항에 빠졌다.


우리금융 경영권 인수와 관련해 유일한 대안이었던 우리금융 컨소시엄이 예비입찰 불참을 선언하며 정부에 '새판짜기'를 요구한 상황이어서 매각주체인 정부의 결정이 주목된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예비입찰 등 매각 일정 재검토 여부를 고민하고 있지만 꺼낼 쓸 수 있는 카드는 많지 않다.


올해 제대로 지분매입이 이뤄진 곳은 대우건설 정도다.
산업은행이 지난 13일 투자목적유한회사(SPC)를 통해 대우건설 지분 37.16%(2조1785억원)를 주당 1만8000원에 인수한 것을 그나마 올해 실행 사례로 꼽을 수 있다.


김혁균 산은경제연구소 M&A실 연구위원은 "대형 M&A 매물 거래가 부진한 것은 잠재 투자자들이 예전과 달리 신중한 입장을 보이기 때문"이라며 "이전엔 공격, 팽창주의가 팽배했는데 지금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및 인수 이후의 '승자의 저주' 문제에 대해서 고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민진 기자 asiakmj@
이지은 기자 leez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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