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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예산안 파동 속에서도 밥그릇 챙기기엔 '상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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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달중 기자] 새해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고성과 육탄전이 난무했던 여의도 1번지 국회의사당. 결사항전과 같은 격돌 속에서도 국회의원들의 밥그릇 챙기기는 여전했다. 국민의 혈세가 낭비되는 사업을 막아 예산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예산심의의 취지도 무색할 정도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검찰의 전국청원경찰친목협의회(청목회) 수사로 인해 '돈줄'이 막히자 여야는 정치자금법을 개정해 '묻지마' 소액후원금을 합법화시키려 했다. 하지만 여론의 뭇매를 맞자 법안을 추진하지 못했다.

이에 의원들이 생각해낸 방법은 직ㆍ간접적인 의정활동 지원 예산을 늘리는 것. 먼저 경제위기와 정치권의 냉소적인 국민들을 의식해 3년간 올리지 않았던 의원들의 세비를 연 1억1300만원에서 1억1870만원으로 올렸다.


의원정책홍보물 비용도 마찬가지다. 국회 운영위원회 예산심사소위에서 여야 의원들은 "청목회 사건 이후 후원금이 안 들어와서 결국 개인 돈으로 해야 하는 것은 가혹한 것"이라며 기존의 1200만원에서 800만원을 늘려 23억9200만원을 증액시켰다. 이의를 제기하거나 비판 여론을 우려한 의원은 한 명도 없었다. 오히려 "국민들도 충분히 이해할 것"이라고 맞장구를 쳤다.

KTX 열차이용 등 의원들의 교통비 보존하기 위해 편성된 예산 증액도 여야는 한 마음이었다. KTX 정차역이 없어 사용하지 못하는 지역의 의원들의 승용차 이용비용을 추가하기 위해 2억7000만원을 증액해 편성했다.


'힘' 있는 의원들의 지역구 예산 챙기기는 올해도 반복됐다. 매년 '형님 예산'이라며 야당의 비판을 받고 있는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경북 포항남ㆍ울릉)의 지역 예산은 포항-삼척 철도건설(700억원), 울릉도 일주도로(50억원), 과메기 산업화 가공단지(10억원), 포항공대 4세대 방사광 가속기 구축 사업(200억원) 등 대부분 증액돼 통과됐다.


직권상정을 단행한 한나라당 소속 박희태 국회의장(경남 양산)도 정부의 예산안에는 없었던 양산서 파출소(19억원), 덕천-양산광역도로(99억원) 예산이 추가됐다. 또 정부가 편성한 박 의장의 지역 예산은 사업별로 적게는 30%에서 300%가량 증액됐다.


출입구를 봉쇄하고 예산안을 단독 처리한 예산결산특별위원장 이주영 한나라당 의원(경남 마산)은 마산자유무역지역 기반시설 확충(40억원), 마산지청 건설(40억원), 마산항 제4부두 근로자복지회관 증ㆍ개축(10억원)을 신설 사업 예산으로 확보했다. 기존의 지역 예산도 대부분 증액돼 이 의원이 예산 전쟁의 최대 수혜자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민주당 의원들도 지역 예산을 슬그머니 증액시켰다. 예결특위 민주당 간사인 서갑원 의원(전남 순천)은 에코촌 조성 사업 예산을 12억원으로 증액시켰고, 박지원 원내대표(목포)는 고기능수산식품지원센터와 목포신항 건설에 각각 40억원과 20억원을 확보했다. 정치권의 한 초선 의원은 이에 대해 "여야 모두 서로 죽일 듯이 싸우면서도 자신들 지역구는 챙기는 것은 구태"라고 비판했다.




김달중 기자 d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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