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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한미 FTA 내부 갈등 '2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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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달중 기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를 둘러싼 민주당 내 갈등이 2라운드를 맞고 있다. 한미 FTA 재협상 여부를 놓고 진통 끝에 '자동차 분야 추가 양보시 비준 저지'라는 공통분모를 찾아 G20(주요 20개국) 서울 정상회의 직전에 당론을 확정했지만, 추가 협상이 지연되면서 당 지도부 내에서 각론을 놓고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1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미 FTA) 재협상을 할 경우 우리 측의 요구를 관철시킬 필요가 있다"며 투자자국가제소문제, 역진불가조항 등 독소조항 제거가 거부될 때 한미 FTA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당 안팎에서는 손 대표의 이 같은 발언으로 '비준 저지' 당론이 변경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돌았다. 민주당은 그동안 추진해온 한미 양국 간 실무협상에서 우리 측이 자동차 부분을 일부 양보한데 대해 "자동차를 양보한 협상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비준 거부를 당론으로 채택했었다.


논란이 일자 이춘석 대변인은 "밀실에서 퍼주기 식으로 이뤄지는 추가 재협상은 절대 안 된다는 것이 원칙"이라며 "다만 미국의 강요에 의해 추가 협상을 할 수밖에 없다면 독소조항 제거를 재검토해 국익이 관철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설명한 것"이라고 진화했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민주당이 밀실 재협상에 반대하는 것에 더 나아가서 독소조항 개정까지 입장을 전진시킨 것은 대단히 의미 있는 일"이라며 손 대표의 재협상론을 반겼다. 정 최고위원은 한 발 나아가 통상교섭본부의 해체와 독소조항 개정운동을 당이 주도적으로 전개할 것을 주문했다.


그동안 전면 재협상을 촉구해오던 당내 강경파인 정동영, 천정배 최고위원에 손 대표가 힘을 실어주면서 원안처리와 재협상을 놓고 벌인 '시소게임'이 재협상 쪽으로 쏠리는 분위기다. 손 대표는 한미 FTA 비준동의안 처리에 찬성했었던 대표적인 당내 주자로 전당대회 이후 재검토가 필요하다면 독소조항을 협상해야 한다며 입장을 바꿨다.


이에 대해 원안처리를 주장해온 정세균 최고위원은 강하게 반발했다. 정 최고위원은 기자간담회에서 "미국과 다시 추가 협상을 한다면 이(정부 측 협상관계자) 사람들이 무엇을 챙겨오겠냐"고 반문하면서 "만약 우리(민주당)가 전면 재협상을 요구했다면, 현 정부의 재협상을 합리화 시켜주는 일이 됐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독소조항 문제에 대해서도 "우리가 자동차, 섬유 등에 약간의 이득을 취하고 제약 등에 대해선 불리하게 됐지만, 전체적으로 균형을 맞춘 것"이라며 "이명박 정권이 독소조항 제거 때문에 재협상을 추진하겠다면 몰라도 미국의 요구에 하는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미국에 명분만 주게 된다"고 말했다.




김달중 기자 d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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