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2패 뒤 2승. 준 플레이오프를 5차전까지 끌고 온 두산 선수들에 김경문 감독은 감동했다. 특히 외국인 투수 레스 왈론드가 그러했다.
김경문 감독은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팀 훈련에서 11-4로 승리한 준 플레오프 4차전을 복기했다. 그는 저력을 발휘한 선수들을 칭찬하며 숨겨진 뒷이야기를 공개했다.
김 감독은 “2차전 뒤 다들 고개 숙이기 바빴는데 지금은 많이 웃는다”며 “분위기가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의 강한 정신력이 그 원동력”이라고 덧붙였다.
그가 꼽은 대표적인 선수는 왈론드였다. 3차전에서 호투하며 팀을 벼랑 끝에서 건져냈다. 중간계투로 마운드에 올라 3.2이닝 무실점 선방했다. 이날 던진 공은 52개. 김 감독은 4차전 재 출격은 힘들다고 판단했다. 마음속으로 그를 전력 외라 구분 지었다.
4차전은 여느 때처럼 박빙으로 진행됐다. 두산은 8회까지 3-2 불안한 리드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런데 선수들을 체크하던 김 감독의 귀에 뜻하지 않은 희소식이 전해졌다. 왈론드가 스스로 불펜에서 몸을 풀고 있었다.
김 감독은 “등판 가능성을 체크하니 ‘OK’라는 대답이 돌아왔다”며 “9회는 원래 (정)재훈이에게 맡기려고 했다. 하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왼손 타자인 가르시아 타석 때 재투입할 생각도 있었다”고 밝혔다.
왈론드는 마운드에 오르지 않았다. 9회 두산 타선이 정수빈의 3점 홈런을 시작으로 대거 8득점한 까닭이다.
이에 김 감독은 “마운드에 오르지 않았지만 외국인 선수에도 불구, 팀을 먼저 생각하는 자세에 마음이 짠했다”며 “그런 외국인 선수를 보기란 쉽지 않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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