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황용희 연예패트롤]SBS 주말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극본 김수현)는 특별한 드라마다. 디지털이 득세하고, 인스턴트가 온 세상을 뒤덮은 가운데도 '아날로그식 드라마'로 잔잔한 인기를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이 드라마의 시청률을 보면 꾸준히 20% 중반을 겨냥하고 있다. 물론 인기드라마 시청률인 30%, 나아가 국민드라마 시청률인 40%대에는 못미치지만 확실한 주제가 없는 '인생은 아름다워'가 이만한 인기를 모으는 것은 이채롭다.
지난 20일 시청률조사기관 AGB닐슨미디어리서치 집계결과 19일 오후 방송된 '인생은 아름다워'는 전국시청률 23.2%를 기록했다.
이같은 결과는 김수현작가의 현실감있는 스토리와 중견연기자들로부터 신인급 연기자들에 이르기까지 그 역할에 딱 맞는 유효적절한 캐스팅, 그리고 소소한 재미를 줄 수 있는 다양한 소재들이 적절히 어우러진 탓이다.
김수현 작가는 이 드라마를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 누구나 한번쯤 겪을법한 일'들을 무리없이 소화해내고 있다. 풋풋한 젊은이들의 사랑에서부터 농익은 중년의 사랑, 그리고 아픔을 듣고 일어선 재혼의 가정에 이르기까지 이 시대에 꼭 집어야할 것들을 유효적절하게 잘 풀어내고 있다. 거기에 가끔 아픔도 던져주고, 기쁨도 이끌어낸다. 과연 무엇이 진정한 삶인지를 이 드라마를 보면서 풀어볼 수 있다.
여기에 우리 사회에서 금기시하고 있는 동성애도 슬쩍 건드려 본다. 물론 동성애를 표현할 때는 많은 안티팬들도 양산되기도 했지만 그래도 한번쯤 건드려야 할 부분인 만큼 묵묵히 그려가는 뚝심도 보인다.
4대가 함께 살고 있는 이 드라마 구성원들은 '디지털시대'속에서 그래도 아날로그가 통한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보여주기도 한다. 어차피 우리가 살아가는 곳은 디지털이 아닌 아날로그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추석 연휴 마지막 날 '인생은 아름다워'가 더욱 돋보였다. 이날 이 드라마의 중심에는 역시 김영철-김해숙 커플이 있었다. 이들은 오늘도 걱정으로 시작해서, 걱정으로 마감했다. 늦결혼을 미룬 동생 때문에, 또 동성애를 하고 있는 아들 때문에 걱정이 끊이질 않는다. 많은 시청자들 역시 이 부분에 공감하며 온가족이 함께 모여앉아 고개를 끄덕인다. 물론 동성애 애인을 전처에게 소개하는 이상우의 태도에는 다소 억지스러움이 있긴 했지만 그래도 애써 참으며 공감해보려는 시청자들의 인식속에는 '그래도 김수현드라마니까'라는 막연한 호의가 들어있다.
'인생은 아름다워'는 대박드라마는 못되겠지만 그래도 자극적이고 막장요소가 다분한 오늘날 드라마 트렌드에서도 꿋꿋히 자신들을 지켜가는 '드라마지킴이'로 인정받을 만 하다.
스포츠투데이 황용희 기자 hee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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