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우선협상대상자 선정..'먹튀' 논란 해결은 과제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인도 마힌드라&마힌드라가 쌍용자동차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데는 적극적인 경영 의지 표명이 중요한 역할을 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매각 주간사인 삼정KPMG와 맥쿼리증권은 이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서 총 입찰금액의 규모 뿐 아니라 회사를 실제 경영해 발전시킬 의사와 능력에도 상당한 비중을 둔 것으로 전해졌다. 입찰가격이 채권단의 기대 보다 낮아 유찰 가능성도 제기됐던 만큼 마힌드라의 경영 의지는 선정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마힌드라는 미국 SUV 시장 진출을 위해 처음부터 쌍용차 인수에 적극적인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이 그룹은 인수전 초기부터 삼성증권과 유럽계 로스차일드를 인수 자문사로 선정하는 등 쌍용차 인수에 강력한 의지를 보여 왔으며 최근에는 파완 고엔카 사장 등 25명의 대규모 실사단을 파견하는 등 쌍용차 인수에 전력투구해왔다.
가격 역시 마힌드라는 당초 알려진 액수인 4억 달러보다 더 많은 4억8000만달러(5600억원)라는 가장 높은 금액을 제시하는 등 채권단의 기대에 부합하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어도 본계약 체결까지는 갈 길이 멀다. 쌍용차 관계자는 마힌드라 선정과 관련해 "인수전 마지막까지 실사를 도울 것"이라면서도 "아직 정밀 실사, 가격 조정 등 절차가 남아 있는 만큼 뚜렷한 입장을 내세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조심스런 입장을 나타냈다.
가장 큰 걸림돌은 외국계 주인에 대한 쌍용차의 안 좋은 추억이다. 특히 자동차 기술력이 뛰어난 선진국 기업이 아닌 개도국 기업이라는 게 마음에 걸린다. 마힌드라가 쌍용차를 탐내는 것은 선진국 시장 진출을 위한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는 게 업계의 견해다. 이는 쌍용차의 전 주인이었던 상하이차 사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상하이차는 쌍용차 인수 후 '먹튀논란'을 겪은 바 있다. 인도 기업인 마힌드라가 이 같은 주변의 우려를 잠재울 수 있느냐가 본계약 성사를 좌우할 전망이다.
마힌드라는 그동안 선진국 시장 진출을 꾸준히 추진해왔지만 번번이 실패한 경험이 있다. 지난해 저가제품을 무기로 미국 상용차 시장 진출을 준비했지만 안전규격 등에서 문제가 발견돼 포기하기도 했다. 적극적인 인수 의지에도 불구하고 쌍용차 인수가 '제2의 상하이차 사태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선진국 기업과의 합작 운영 미숙도 걸림돌이다. 지난 2007년 마힌드라는 르노와 인도내 소형차 생산 합작기업을 설립한 바 있다. 하지만 시장 진입에 실패한 아픔이 있다.
마힌드라는 쌍용차에 입찰대금의 5% 수준인 입찰이행 보증금을 받은 뒤 이달 말까지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계획이다. 쌍용차 매각 작업은 이후 내달 중 우선협상대상자의 확인 실사와 10월 인수대금확정을 거쳐 11월께 본계약 체결의 순서로 진행된다.
마힌드라그룹은 1923년 설립됐으며 1949년 군용 지프차량을 생산하면서 자동차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픽업트럭, 앰블런스, 미니버스 등으로 넓혔으며 현재 인도 최대 MUVs 및 트랙터 메이커로 성장했다.
특히 트랙터부문은 지난 25년간 인도 시장 리더를 유지해왔으며 세계 5대 브랜드에 속할 정도로 강력하다. 현재 인도와 호주, 중국, 미국에 생산기지를 확보했다.
한편 쌍용차는 이와 함께 인도의 루이아그룹을 예비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예비협상대상자는 우선협상대상자와의 협상이 결렬될 경우에 대비해 마련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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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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