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L";$title="";$txt="";$size="150,199,0";$no="2010061111092879505_1.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유난히 뜨거운 땡볕이 내리쬔 지난 4일 하남시 창우동의 현대그룹 선영에는 고(故)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의 7주기를 맞아 넋을 기리는 발걸음이 이어졌다. 현정은 회장은 맏딸 정지이 현대유엔아이 전무를 비롯해 계열사 사장단ㆍ임직원 200여명과 오전 10시40분쯤 선영을 찾았다.
남편이 세상을 떠난 지 어느덧 7년. 안팎으로 시련을 견디면서 현대그룹을 이끌고 있는 현 회장은 이날 오랜만에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으나 '입'이 아닌 '눈'으로 최근의 심경을 대신한 듯 했다.
행사장 출입구를 봉쇄하지 않고 일단 기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입구까지 걷는 배려(?)를 했으나 함구로 일관했다. 시종일관 밝은 얼굴로 의미심장한 미소를 여러 차례 지었을 뿐이다. 하지만 특유의 포커페이스 너머로 현 회장의 눈에선 무언가 메시지를 끊임없이 던지고 있었다. 기자의 눈엔 당당했지만 그만큼 절박했고, 침착했지만 무언가 불안한 듯 상반된 모습들이 오버랩됐다.
하고 싶은 말이 많아 보였다. 대단한 취재 열기 속 '한 마디 하는 게 어떻겠냐'는 그룹 측근의 권유에 못 이긴 척 내뱉을까 고민하는 모습도 순간 포착됐다. 끝내 입을 열지 않은 현 회장은 미안한 마음을 전한 채 맏딸 정 전무와 자리를 떠났다. 마지막 순간까지 주위를 챙기는 여유는 잃지 않았다.
이날 자리에 함께 했던 모든 이들은 현 회장의 속내를 읽을 수 있었다. 굳이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눈빛으로 전해지는 공감대가 형성됐던 것. 앞서 참배를 마친 김중겸 현대건설 사장과는 거리낌 없이 담소를 나누는 여유도 보였다. 현대건설 매각과 관련한 자신감을 보여주려는 의도였을까.
현 회장이 올해 주위 사람에게 자주 전하는 말이 '승풍파랑'이라고 한다. '바람을 타고 물결을 헤쳐 나간다'는 뜻의 고사성어로 현대그룹에 닥친 또 한 번의 난관을 극복하겠다는 현 회장의 강한 의지와 닮았다. 부드러운 카리스마의 현 회장은 이날 '무언의 고독한 외침'으로 현대그룹이 처한 극명한 현실을 보여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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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원 기자 kimh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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