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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해운업계-금융계 '해운강국 두 바퀴'

한국선주협회 창립 50주년 기념식서 '해운 업계의 특수성' 강조

컴컴한 무대가 갑자기 환해지면서 축포가 터지자 박수소리가 요란해졌다. 한국 경제를 이끈 주역이라는 자부심에 400여명 참석자들의 얼굴에는 비장함마저 감돌았다.


지난 18일 오후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한국선주협회 창립 50주년 기념식은 반세기만에 '글로벌 톱5'에 오른 우리 해양강국의 저력을 과시하는 축제의 한마당이었다. '2020년 세계 3대 해운강국으로 나아가자'는 선언은 재도약을 벼르는 출정식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이날 축제의 한켠에는 해운업계와 금융권간 갈등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었다. 이진방 한국선주협회 회장은 지난 50년을 회고하면서 "유럽과 일본의 선박 금융 전문 은행은 해운 시황이 좋거나 나쁘거나 일정한 등급을 가지고 평가하지만 (국내에서는)해운 산업에 대한 금융 기관의 인식이 부족한 것이 아쉽다"고 토로했다.


이는 현대그룹과 채권은행단이 재무구조개선 약정 체결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을 빗댄 것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지난 해 주춤했던 해운 산업에 대한 금융권의 이해 부족을 꼬집는 목소리는 이 회장 뿐만이 아니었다. A 해운사 대표는 "은행이 잘 될 때는 마구 도와주고 안된다 싶으면 목을 조이는 것은 파트너십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지난 50년간 우리나라 해운산업은 양과 질적으로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뒀다. 11개사에 불과했던 회원사는 현재 183개사로 늘었으며, 선복량도 10만t에서 4436만t(2010년 1월 기준)으로 400배 이상 성장했다. 해운사들이 벌어들이는 외화는 2008년 기준 470억 달러로, 자동차나 반도체 수출에 버금가는 효자 종목이다.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은 "해운 산업은 우리 수출물량의 99%를 책임지는 경제발전의 원동력"이라고 치하했다. 송광호 국회 국토해양위원장도 "해운 업계는 숨어 있는 애국자"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해운 강국은 정치인들의 '공치사(功致辭)'로 실현되는 것이 아니다.


단기적인 해운 시황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업계와 공동 발전하는 선진 금융 환경 구축이 그 시발점이다. 해운업계와 금융권은 해운 강국을 향한 '두 바퀴'이다. 해운 강국을 향해 해운업계와 금융권간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는 사회적인 공감대가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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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일 기자 jaylee@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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