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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돌했던 정부-재계, 화해 제스처 "이제 그만하자"

최경환·윤증현 장관, 전경련 포럼 참석 기업인들 극찬...하도급 관행 압박은 계속될 듯

[아시아경제 이정일 기자] "대기업 때리기는 오해다"(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 "머리 숙여 기업인들에게 경의를 표한다"(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재계에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해온 정부가 잇따라 화해 제스처를 취해 눈길을 끌고 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31일 제주 해비치호텔에서 열린 '2010 제주하계포럼' 강연에서 "(경기 회복의) 최대 공로는 기업인의 몫"이라면서 "머리 숙여 기업인에게 깊은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기업이 해외에서 돈을 벌어 종업원에게 임금을 주고 나라에는 세금을 내고 주주에게는 배당을 준다"면서 "그리고 남은 것은 재투자하고 사회에 기부하는 등 전 사회가 나눠 갖는다"고 기업의 역할을 강조했다.


앞서 강연에 나선 최경환 장관도 "대기업 때리기는 오해"라며 "기업이 좋은 실적을 내는 것은 자랑거리이지 쉬쉬할 일이 아니다"고 기업인들을 격려했다.

최 장관은 "2, 3차 협력사들은 일은 늘고 있는데 돈은 안된다고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면서 "중소기업과 상생은 대기업에도 이익이 된다는 점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대기업 때리기라는)오해가 생겼다"면서 정부와 대기업간 갈등설을 일축했다.


그동안 강도 높게 대기업의 투자 부진과 불공정한 하도급 관행을 비판해온 정부 기조에 비춰보면 이날 발언은 '립 서비스'를 뛰어넘는 매우 우호적인 내용이라는 평가다.


재계 관계자는 "전경련의 개회사 논란으로 정부와 재계간 갈등이 정점에 달하기도 했지만 전경련측이 "와전됐다"며 유감의 뜻을 내비친 데 대해 정부가 화답한 것이 아니겠냐"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최근 불거진 정부와 재계간 갈등 양상이 화해 모드로 급반전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이날 발언이 전경련 포럼에서 나온 만큼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시각도 있다.


최 장관이 여전히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을 강조한데다 윤 장관도 "납품단가를 제대로 조정해주지 않는다는 중소기업의 불만에 대해 대기업이 생각해봐야 할 시기"라고 밝혔다는 점에서 대기업의 하도급 관행에 대한 정부의 압박은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부는 하도급 거래와 납품단가 산정 과정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불법행위를 바로 잡는 대책을 다음 달 발표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대기업 공세와 전경련의 쓴소리 개회사로 정부와 재계간 감정이 일시적으로 틀어졌지만 적어도 그 부분은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제는 서운한 감정을 접고 상생에 대한 건전한 논의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일 기자 jay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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