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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일렉, '중동계 기업'에 넘어갈 듯

[아시아경제 이정일 기자]기업 개선 작업의 일환으로 인수합병(M&A)을 추진하고 있는 대우일렉트로닉스(이하 대우일렉)가 중동계 가전 기업인 엔텍코프에 넘어갈 공산이 커졌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대우일렉의 최종 우선협상 대상자로 엔텍코프을 최종 선정했다. 당초 유력한 인수 대상이었던 스웨덴 가전사인 일렉트로룩스는 차순위 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채권단은 엔텍코프와 조만간 양해각서(MOU)를 교환하고, 실사작업을 거쳐 이르면 7월 중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유진투자증권이 자문을 맡은 엔텍코프는 회사의 모든 자산과 부채를 인수하는 조건으로 5700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은 지난 달 24일 본입찰에 참여한 4개사의 인수 조건을 심사해 일렉트로룩스와 엔텍코프를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한 바 있다. 세계 2위권의 일렉트로룩스는 높은 브랜드 인지도와 경험을 앞세운 반면 엔텍코프는 산업은행, 군인공제회, 교원공제회, 교보생명 등과 연합전선을 구축해 입찰에 나섰다.

채권단 관계자는 "처음에는 인지도가 높은 일렉트로룩스가 대우일렉을 인수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었다"면서 "하지만 대우일렉이 하청 생산기지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분위기가 역전됐다"고 귀띔했다.


브랜드 이미지가 약한 것이 단점이었던 엔텍코프는 높은 인수가를 제시한 데 이어 고용승계와 브랜드 유지는 물론 광주공장 확충 등 유리한 조건을 내걸어 뒤집기에 성공했다는 후문이다. 엔텍코프가 중동 지역을 기반으로 한 이란계 가전업체로 대우일렉의 중동지역 주요 수출 거래처라는 점도 유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대우일렉 지분은 자산관리공사(캠코) 57.42%, 외환은행 6.79%, 신한은행 5.75%, 우리은행 5.37%, 서울보증보험 5.23% 등 채권단이 97.5%를 보유하고 있다.


채권단은 대우일렉 매각을 위해 작년 초부터 대규모 감원과 사업부 정리를 실시해 매출은 전년 대비 40%가량 줄어든 1조1272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410억원으로 13배나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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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일 기자 jay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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