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별·보관·판매까지…과일 경쟁력 높이는 APC
"자유무역협정(FTA) 국내보완대책을 통해 설립된 '충주거점 산지유통센터(APC)'는 단양과 제천, 음성, 괴산 등 충청북도 북부권에 위치한 농가 650곳에서 생산한 사과를 세척·선별·포장·출하하는 과실전문 APC입니다. 생산단계부터 관리하고 사과 브랜드화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또 저온저장고와 선별기 등을 통해 비용을 줄여 농가엔 더 큰 수익을, 소비자들에겐 품질 좋은 사과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습니다."(이상복 충북원예농업협동조합 충주거점APC 유통사업본부장)
지난 2일 오후 충주사과 유통의 핵심인 '충주거점 APC'를 찾았다. 1만6119㎡ 규모의 APC는 충북원예농협이 운영하는 전국 최대 규모의 과실전문 APC로 사과와 복숭아 등을 주로 취급한다.
이날 APC에선 사과 선별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오전 8시30분에 시작해 오후 3시까지 18㎏짜리 박스 2484개가 APC에서 선별됐다. 44.7t이 넘는 사과를 세척·선별한 것이다. 각 농가가 수확한 사과를 APC로 보내면 APC가 세척·선별·포장·보관·판매 등의 유통을 책임지고 있다.
이상복 충주거점APC 유통사업본부장은 "농가가 직접 사과를 키워서 수확하고, 선별하고 포장해 판매하면 수익이 가장 많지만 이렇게 하는 것이 쉽지 않다"며 "APC를 통하면 수확 이후의 선별·포장·운송 등의 과정에 드는 시간과 노력을 줄여 보다 품질 좋은 사과 생산에 매진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APC의 선별작업은 농가에서 출하한 사과를 세척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작업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농가들이 APC에서 대여한 노란색 플라스틱 박스에 담아 출하한다. 각 박스에는 농가의 정보와 출하량·시기, 품종은 물론 농약사용량 등의 정보를 담은 바코드가 부착된다.
상자에 담긴 사과는 본격인 선별작업 전 세척 작업을 거친다. 선별라인에 사과를 넣기 위해 딱딱한 바닥에 쏟는 경우 상처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물과 식용 베이킹소다가 담긴 대형 수조에 넣어 1차 세척을 한다. 이후에도 정제 소금으로 만든 전해수와 수돗물로 다시 세척을 한다. 총 세 차례의 세척 과정을 거친다.
세척된 사과는 습기를 빨아들이는 방습롤러를 거쳐 70%가량 건조한 뒤 육안 선별대에 오른다. 숙련된 직원이 색과 상처 여부 등을 보고 1차로 선별해 결과를 기록한다. 선별기를 통한 최종 선별 결과와 비교해 혹시 모를 시스템상의 오류를 찾아내기 위한 조치다. APC 관계자는 "과거에는 고무접시 위해 하나씩 사람이 사과를 올리고 이를 육안으로 선별했지만, 지금은 선별기가 자동으로 정확하게 선별을 한다"며 "선별 결과에 따라 특상과 상의 경우 가격이 최대 2배가 차이 날 수 있어 정확한 선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육안 선별 과정을 지난 사과는 4줄로 줄지어 중량 선별기와 결점과 선별시스템, 비파괴 광센서를 통과한다. 상처 여부와 무게, 색, 당도 등에 따라 56가지로 선별되는데 이때 총 16대의 카메라가 160장의 사진을 찍는다. 선별기는 속만 썩은 사과도 골라낼 수 있다. 겉으로 보기엔 멀쩡한 사과를 모아두고 있어 직원에게 물어보니 대답 대신 사과를 칼로 잘라 보여줬다. 속이 썩어 있었다. 사람이 선별했다면 소비자에게 판매됐을 불량사과를 선별기로 찾아낸 것이다. A·B·C(특상~상품), 이등과(못난이 사과), 가공용으로 선별된 44.7t의 사과는 상자 또는 비닐봉지에 포장돼 판매된다.
충북 APC가 이 같은 시스템을 갖출 수 있었던 것은 FTA 국내보완대책 덕분이다. 충북 APC는 FTA 보완대책인 과수거점산지유통센터 건립사업을 통해 2005년 240억원을 지원받아 2008년 건립됐다. 2019년에 69억원을 지원받아 시설을 확충했다. 이를 통해 저온저장고 12동과 선별기 2개 라인, 집하선별포장장 등을 설치해 APC를 운영하고 있다. 대규모 APC를 지은 이후 매출도 크게 늘었다. 2018~2019년 170억~200억 수준이었던 매출은 2020년 352억원, 2024년 687억원으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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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지원: 농림축산식품부·한국농촌경제연구원
충주=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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