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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새 안보전략①]中 추격·러 위협 여전한데… 美 해석만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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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패권경쟁 대신 '힘의 균형' 방점
"지난 10년간 기본전제와 결별"
中 경제적 경쟁자로…러 우호적 태도

[美 새 안보전략①]中 추격·러 위협 여전한데… 美 해석만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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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아틀라스처럼 세계질서를 떠받치던 시대는 끝났다."


지난 5일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국가안보전략(National Security Strategy·NSS)이 공개됐다. 미국은 중·러와의 세계 패권 경쟁 대신 '힘의 균형'을 추구한다는 방침을 새 원칙으로 내세웠다. 33쪽에 달하는 이번 NSS는 전임 바이든 행정부 때인 2022년 이후 3년 만에 나온 미국의 안보전략 지침서다.


NSS는 미국 대통령이 의무적으로 작성·공개하는 최상위 안보 전략 문서다. 미국의 위협과 목표, 대응 방법이 담겨 전 세계적으로 관심이 크다. 1986년 제정된 골드워터-니콜스 법에 따라 백악관은 약 4년 주기로 NSS를 의회에 제출한다.


올해는 트럼프 행정부가 대만 방어를 인도·태평양 안보 현안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그와 관련한 동맹국의 역할 및 국방지출 확대를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 중 한국과 관련이 깊은 내용은 ▲제1도련선 방어와 대만 억제 전략 ▲중국 견제와 경제·무역 전략 ▲북한 비핵화 언급 삭제와 우선순위 변화 ▲핵심 동맹으로서 한국 지목 등을 꼽을 수 있다.


달라진 중·러와의 관계

가장 큰 차이점은 러시아와 중국을 향한 미국의 시선이다. 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는 이번 NSS가 "중국을 '추격하는(pacing) 도전'으로, 러시아를 '급박한 위협'으로 규정한 지난 10년간 미국 외교에서의 기본 전제와의 결별을 의미한다"며 향후 정책 변화의 폭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은 중국을 19차례나 언급하며 견제 의지를 드러냈다. 중국의 산업보조금·무역 불균형·지식재산권(IP) 도용·자원공급망 위협·펜타닐 원료 수출 등을 위험 요소로 명시하는 한편, 유럽·일본·한국 등 주요국이 중국 경제를 수출 중심에서 가계소비 중심으로 재조정하도록 장려했다. 상호관세를 중심으로 한 경제외교와 국경 통제 강화를 강조하기도 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때인 2017년 NSS에서는 중국을 "미국의 가치와 이익에 반해 세계 질서를 구축하려 하고, 힘과 영향력을 약화시키며 안보와 번영을 잠식하는 경쟁자"로 규정하고 공격적이고 강경한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미국 외교협회(CFR)는 새 NSS가 중국을 지정학적 위협이 아니라 거의 "경제적 경쟁자"로 규정했다며 중국과 "상호 유리한 경제 관계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짚었다.


러시아를 향해서는 보다 노골적으로 '우호적'인 태도를 보였다. 유럽 동맹국에는 '문명 소멸(civilizational erasure)'이란 표현까지 써가며 신랄한 비판을 내놓으며 극우 정당을 파트너로 내세웠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핵 위협, 조약 위반 등이 NSS에 거의 언급되지 않은 점은 "러시아가 바라던 구도"라고 브루킹스연구소는 꼬집었다.


[美 새 안보전략①]中 추격·러 위협 여전한데… 美 해석만 달라졌다

'돈로주의' 재확인…北비핵화 美 우선순위서 밀려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고립주의 경향도 강하게 반영됐다. 신(新)먼로주의는 1800년대 유럽 갈등에 대한 개입을 자제하고, 아메리카 대륙에서의 국익에 집중하는 고립주의를 표방했던 먼로주의의 '확장·개정판'으로 볼 수 있다. 일각에선 '먼로주의'에 트럼프 대통령의 약칭 '도널드'를 합쳐 '돈로주의'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동맹국에 '자주국방'을 강조한 점이 대표적이다. NSS는 제1도련선(오키나와~대만~필리핀~믈라카 해협) 방어를 핵심 목표로 명시했다. 미국은 동맹국들이 자국 방위비를 늘려 집단방위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대만 분쟁 억제를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며 "대만의 일방적 지위 변경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주한미군 역할을 대폭 축소하지 않겠다는 기조를 확인하며, 동맹국 항구·시설 접근권 확대를 요구하기도 했다.


정전 상태인 한국으로서는 위협적인 대목도 있다. 북한 비핵화는 물론 '북한'이란 단어가 단 한 차례도 언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바이든 정부 시절인 2022년에는 북한을 세 차례 언급하며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외교를 추구하는 동시에 확장억제(핵우산)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던 것과 대조를 이룬다. 앞서 중국 역시 11월 발표한 '군축백서'에서도 '한반도 비핵화' 문구가 빠져 미·중 양국 모두 의지가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은 또 NSS에서 동맹 현대화를 요구하면서 한국을 인도·태평양 억지 전략의 핵심 동맹으로 지목했다. 또 무역 적자 해소, 인프라 협력, 대만 방어 등에서 한국의 역할을 확대할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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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리 하딩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국방·안보 담당 부사장은 논평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외교 정책을 정립하려 하는데, 이는 매우 실용적이면서도 어쩌면 근시안적"이라며 "지금의 자기중심적 판단은 장기적으로 미국이 더 고립되고, 더 약해지고, 더 분열된 미래로 향할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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