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 5천억 규모 수주 등 성과 가시화
[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국내 시장을 벗어나 해외시장 공략에 나서는 국내 IT서비스 업체들이 본격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일부에서는 해외시장에서 수주를 놓고 국내 업체간 경쟁이 펼쳐지는 등 한국 IT서비스의 위상이 크게 높아지는 모습이다. 1970년대 후반부터 19 80년대 초까지 진행된 국내 건설업의 중동진출과 비슷한 성과가 기대되기도 한다.
삼성SDS(대표 김인)은 지난 12일 쿠웨이트의 쿠웨이트 시티에서 삼성SDS 및 KOC(Kuwait Oil Company)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4억4000만달러 규모의 '유정시설에 대한 보안시스템 통합 프로젝트'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5000억원에 달하는 규모로 국내 IT서비스가 해외시장에서 거둔 최대 실적이다.
최근 국내 ICT 서비스 기업들이 적극적인 해외진출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정도 규모의 계약을 따낸 사례는 찾기 어렵다. 국내 ICT기술 수출의 커다란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의미심장하다. 삼성SDS는 올해초 삼성네트웍스와 합병이후 첫 '글로벌ICT(정보통신기술) 서비스 기업'으로 거듭난 성과여서 기쁨이 더욱 컸다는 전언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쿠웨이트 전역에 산재된 92개 유정시설의 인프라를 감시하기 위해 물리적 보안과 인텔리전스, 그리고 IT보안까지 결합한 융합 보안 시스템을 설계, 구축, 유지 보수하는 이른바 턴키사업이다. 삼성SDS 공공/SIE 본부장 고순동 부사장은 "이번 사업을 발판으로 삼아 쿠웨이트뿐 아니라 주변 중동 산유국에서 수행되는 유사한 통합 시큐리티 사업에도 적극 참여해 시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13일 카자흐스탄에서 실시되는 2011년 동계 아시안게임 전산시스템 구축 사업에도 국내 IT서비스업체들이 수주를 위한 각축을 벌이고 있어 주목된다. 이제 국내기업들이 세계를 무대로 경쟁을 벌일 정도가 됐으니 그만큼 한국기업에 대한 신뢰도가 배가됐다는 반증이다.
카자흐스탄 동계 아시안 게임 IT 프로젝트는 총 3840만달러 규모로 총 430억원에 이르는 글로벌 사업이다. 국제대회의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구축할 경우, 향후 유사한 사업수주에도 긍정적 영향이 기대되는 만큼 업체들의 수주 경쟁도 치열한 상황이다.
아시안 게임 등 각종 스포츠 이벤트 전산시스템 구축 경험이 풍부한 쌍용정보통신(대표 이윤호)을 필두로 삼성SDS와 SK C&C(대표 김신배)가 경합을 펼치고 있다. 쌍용정보는 86아시안게임을 필두로 88서울 올림픽, 2002 월드컵 및 부산 아시안게임, 2006 도하 아시안 게임 등 굵직한 스포츠 이벤트의 IT사업을 담당한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수주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 C&C는 카자흐스탄 현지에서 구축한 영업 기반에 기대를 걸고 있다. SK C&C는 지난 2008년 카자흐스탄 우정사업IT사업을 수주했고, 지난해에는 카자흐스탄 국영 IT기업인 제르데와 카자흐스탄 국가정보화사업 협력 양해각서(MOU)를 교환한 상태다.
삼성SDS는 5000억원 규모의 쿠웨이트 프로젝트에 이어 이번에도 수주를 따낸다는 목표아래 스포츠 분야에서 이름이 알려진 MSL사를 협력사로 확보하는 등 적극 나서고 있다.
한편 주요 IT서비스 업체들은 올해를 글로벌시장 공략의 원년으로 삼는 등 전선을 가다듬고 있다. 삼성SDS는 2010년 국내 업계 최초로 해외사업 매출 비중을 20%까지 높여간다는 복안이다.
LG CNS(대표 김대훈)는 지난해 6월 글로벌 기업을 물리치고 수주한 560억 규모의 인도네시아 재정정보시스템 구축 사업 등 다양한 성과를 확보하고 올해 신설된 전략마케팅본부를 중심으로 해외사업 전략 및 목표의 틀을 뜯어고치고 있다. SK C&C도 김신배 부회장의 지휘아래 중국 동남아는 물론 멀리 미국에서까지 사업 성과를 내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IT서비스업체들은 단기간내에 대규모 프로젝트를 구축해본 경험이 풍부해 해외의 유수한 기업과 비교한다고 해도 결코 경쟁력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평가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3월22일에는 하라구치 카즈히로 일본 총무성 대신(장관)이 삼성SDS를 방문해 삼성SDS가 구축한 전자조달시스템(나라장터)과 정부통합전산센터 시스템 등 전자정부 사업을 견학하고 돌아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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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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