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버냉키 연준 의장 발언에 관심 증폭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5일 다우지수가 장중 1만988.06까지 치솟으면서 1만1000포인트 돌파가 임박했음을 알렸다. 한편에서는 다우에 한발 앞서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4%에 도달했다.
1만1000선의 다우와 4%대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2008년 9월 리먼브러더스 붕괴 이후 볼 수 없었던 영역이다. 물론 국채금리는 지난해 6월 4%를 터치하기도 했지만 사실상 '일일천하'였고 지금은 당시에 비해 4%에 안착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바야흐로 시장은 이제 높아진 금리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판단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뉴욕증시는 여전히 상승 분위기였다. 이날 '뉴스에 팔자'라는 분위기는 초반에만 잠깐 나타났을뿐 이내 매수세에 이끌려 지수는 상승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미 지난주 발표된 고용지표가 상승의 기반을 제공한데다 개장 직후 공개된 주택매매와 서비스업 지수마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호조를 보였다. 특히 최근 부진했던 주택매매가 예상 밖의 증가를 보인 것은 상당히 고무적이었다.
애플의 주가도 뉴스에 팔자는 분위기에 휩쓸려 초반 약세를 나타냈지만 결국 1% 이상 오르며 거래를 마쳤다. 아이패드의 첫 주말 판매 실적에 시장이 긍정적 평가를 내린 셈. 애플의 주가 강세는 소비 증가에 대한 기대감도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이날 애플의 주가는 사상최고치를 경신하지는 못했다.
소비, 주택, 고용 등의 지표에서 미 경제의 완연한 회복세가 확인되고 있다. 연준의 저금리 기조는 여전하고 이에 따라 뉴욕증시의 추가 상승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국채 금리가 의미있는 선에 도달함에 따라 시장이 서서히 금리에 대한 관심도 높여가고 있다.
채권시장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10년물 금리가 4%에 도달한 것 외에도 이날 실시된 10년 만기 물가연동채권(TIPS) 입찰에 대한 경쟁이 치열했다는 것이었다. 물가에 대해 고민하는 시장 참여자들이 많았다는 의미다. 상품시장에서도 유가가 배럴당 86달러를 돌파하면서 인플레에 대한 시장의 부담감을 높여줬다.
일단 인플레와 관련된 이러한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달러가 이날 강세를 보인 것은 시장에 우호적이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인플레에 대한 부담감을 낮춰주는 대신 미국 경제 회복에 대한 신뢰감으로도 받아들여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오펜하이머의 브라이언 벨스키는 "올해 1분기 S&P500 지수가 견조한 상승한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투자자들이 여전히 회의적"이라며 "투자자들이 가장 주저하는 불마켓(reluctant bull market)"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판단으로는 확실한 강세장인데 투자자들이 지나치게 조심스러워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미국 경제는 회복의 초기 단계에 있고, 기업실적이 계속 개선될 것이기 때문에 향후 몇개월간 증시의 상승은 지속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증시가 현 수준에서 크게 밀리는 것을 상상할 수 없는 시나리오"라고 말하기도 했다.
시장에는 현재 벨스키처럼 뉴욕증시의 상승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넘쳐나고 있다. EPFR 글로벌에 따르면 미국 주식형 펀드로는 최근 8주 연속 자금이 순유입되고 있다. 이는 2004년 1분기 이래 최장 기간이다.
이들은 미 경제 회복세가 완연하기 때문에 10년물 국채 금리가 4%에 도달한 것도 현재 시장에서는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4% 금리에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오는 7일 댈러스를 방문할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의 발언이 뉴욕증시에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고용지표의 뚜렷한 개선과 4%의 국채 금리를 확인한 시점에서 그의 입장에 어떠한 변화가 생겼을지 주목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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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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