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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안-토종' 건설기계 CEO 빅매치

두산인프라 '볼보신화' 헬샴 사장 영입 톱3 도전
볼보코리아 석위수 사장으로 승진 라이벌 재회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건설기계 글로벌 '톱(Top) 3' 진입을 노리는 두산과 볼보가 사업 담당 CEO에 각각 외국인과 한국인을 각각 선임해 누구의 선택이 옳을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 1일 볼보건설기계 CEO 출신인 안토니 헬샴씨를 건설기계 사업 사장(CEO)으로 영입했다. 헬샴 사장은 두산인프라코어 건설기계 BG(비지니스 그룹)와 미국 현지법인인 두산인프라코어인터내셔널(DII)을 포함한 두산의 건설기계 사업을 총괄하게 된다.


앞서 지난해 11월 볼보그룹은 볼보그룹코리아 대표이사 사장에 석위수 부사장을 승진, 임명했다. 석 사장은 한국, 중국, 인도 등 아시아지역을 관장하는 볼보건설기계 아시아 오퍼레이션 총괄사장도 겸하고 있다.

◆'볼보 한국신화' 두 주역 새로운 경쟁= 헬샴 사장과 석 사장은 지난 1998년 삼성중공업 건설기계 부문을 인수하며 국내 굴삭기 시장에 첫 발을 내딛은 볼보의 최대 수혜자로 평가받고 있다.


헬샴 사장은 1998년 볼보건설기계코리아 한국지사장을 맡아 그해 영업적자가 670억원에 달하던 회사를 1년 반 만에 흑자로 돌리는 수완을 발휘했다. 덕분에 당시 비 스웨덴인으로는 처음으로 볼보 건설기계(VCE)의 CEO로 발탁돼 한국을 떠났다. 한국 지사장 부임 첫해 현지 문화를 따르겠다며 한복을 입고 노사 합동 안전 기원제에 참석하기도 하는 등 포용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볼보 건설기계 CEO로 부임한 후 헬샴 사장은 2001년 매출액 20억달러였던 회사를 2007년에는 77억달러로 끌어올리며 글로벌 시장 업계 3위로 등극시켰고, 같은기간 영업이익도 6600만 달러에서 6억달러로 급증했다. 이 과정에서 창원 굴삭기 공장은 볼보 건설기계의 굴삭기 사업 핵심기지로 성장했다.


하지만 그가 자리에서 물러난 후 볼보 건설기계는 난관에 부닥쳤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핵심 시장인 미국, 유럽이 타격을 입으면서 매출이 급감해 지난해 1ㆍ4분기에는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0%대로 추락하는 등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겪은 것이다.


이런 가운데 볼보는 새로운 선택을 한다. 헬샴 사장과 한솥밥을 먹으며 성공 신화를 일군 공장생산 시스템 전문가인 석위수 부사장을 볼보건설기계코리아 CEO로 발탁시킨 것이다.


"재고는 죄다", "하나가 팔리면 하나를 만든다(SOMO, Sell the one, Manufacture the one)"를 신조로 하는 석 사장은 일본 도요타 자동차의 혼류 시스템을 벤치마킹해 한 가지 생산 라인에서 중대형 모델을 여러 가지 생산할 수 있도록 하는 '창원식 경영 시스템'을 볼보 건설기계의 글로벌 스탠다드로 정착시켰다.


◆내수에서 해외로···경쟁은 이제부터= 한 직장에서 신화를 창조한 두 주역은 이제는 두산과 볼보를 대표 얼굴마담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에서 경쟁자로 만나게 됐다. 헬샴 사장의 두산행 소식을 전해들은 볼보건설기계코리아측은 일단 적지 않게 당황하는 모습이다. 그를 빼놓고 회사를 이야기 할 수 없을 만큼 성장의 기여도가 컸기 때문이다.


두산측은 "그동안 경기회복기의 본격적 성장을 위해 충실히 대비했으며, 이제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글로벌 톱3 건설기계 업체 진입을 본격화 할 시기가 됐다고 판단했다"면서 "헬샴 사장의 폭발적인 성장 견인력에 중대형에서 소형에 이르기까지 풀 라인업을 갖춘 두산 제품 라인업을 결합시켜 거점별로 시장 특성에 맞는 마케팅 전략을 펼치는 등 전 세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석 사장 부임 후 볼보건설기계코리아도 빠르게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올 1분기 굴삭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배 이상 늘었고 기존 20%에도 못 미쳤던 아시아 시장 매출 비중이 60%대로 증가했다. 당초 볼보그룹이 제시했던 2012년 글로벌 건설업계 톱3 재진입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분위기도 좋다. 올해 들어 굴삭기를 주축으로 건설기계 생산과 판매 모두 세자리 수에 가까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두산인프라코어나 볼보건설기계코리아 모두 본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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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명석 기자 oricm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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