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신세계 이마트의 가격인하 선언으로 촉발된 대형마트간 가격경쟁이 꼬박 한달째를 지나면서 돌연 이마트의 숨고르기로 전환점을 맞게 됐다.
이마트는 8일 그동안 경쟁사들과 가격인하 경쟁을 벌여왔던 22개 상품의 가격을 각각 지난달 7일과 15일에 발표했던 최초 할인가격 수준으로 재조정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서울 영등포점 등 상권 경쟁이 치열한 지역에서는 대형마트 3사가 치열한 눈치작전을 벌이며 가격을 인하해 온 탓에 일부 상품은 주말 하루 동안에도 10~20원씩 가격이 추가로 할인되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이마트의 경우 당초 100g당 980원에 판매하려 했던 국내산 삼겹살이 가격할인 정책 시행 보름만에 700원 아래로 떨어졌고, 3주째가 지나면서는 590원까지 낮아졌다.
우유와 바나나, 판계란 등 서민들이 즐겨찾는 먹거리 상품 역시 경쟁점포의 상황에 따라 하루가 다르게 가격이 움직였다.
이마트 관계자는 "삼겹살처럼 가격이 40% 가까이 하락한 경우는 서울 영등포 등 극심한 경쟁 상권의 상황일 뿐"이라며 "이번 조치는 가격 인상이 아닌 이마트가 당초 '항상 싸게 팔겠다'고 밝힌 원칙에 충실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또 "해당 상품들은 한달여 동안 할인된 가격에 판매해 온 만큼 물량 수급이나 상황에 따라 품목별로 할인 기간이나 가격은 조정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 역시 지난 5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현재는 설이라는 변수가 있기 때문에 명절이 지나면서 저력(가격경쟁력)이 있는 대형마트와 아닌 곳이 판가름날 것"이라며 ""오는 3~4월께 다시 할인 상품군을 대폭 보강하고 TV, 신문 광고 등을 지속적으로 펼쳐 이마트의 가격인하 이미지를 심는데 주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이마트의 이번 조치에 홈플러스와 롯데마트 등 경쟁사들은 '과당 경쟁을 막을 수 있는 해결책'이라고 반기면서도 불편한 속내를 숨기지 않고 있다.
한 경쟁사 관계자는 "이미 공급이 중단된 '햇반'에 이어 삼겹살 등 신선식품마저 갈수록 물량 수급이 어려워지자 이마트가 당초 공언한 할인 기간인 한달을 기점으로 제품 가격을 슬그머니 인상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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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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