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 살아난다 … '이마트지수' 상승

100선 근접하며 경기회복 기대감 높여 … 문화생활지수 회복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소비자경기의 호조 여부를 가늠하는 '이마트지수'가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국내 소비심리가 본격적인 회복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3일 신세계가 전국 50개 이마트 표준점포의 매출량을 분석한 결과, 지난 4분기 이마트지수가 98.0을 기록하며 3분기 95.6보다 2.4포인트(p) 상승, 소비경기가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지수란 이마트에서 판매하는 476개 전 상품군의 분기별 소비량 변화 패턴을 분석,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증감 여부를 따져 소비자경기의 호·불황 여부를 판단하는 '실질소비량 측정지수'로, 100 이상이면 전년동기대비 소비가 호전됐음을, 100 이하이면 악화됐음을 의미한다.

작년 4분기 지수의 경우 식생활, 주생활 지수가 소폭 하락한 가운데 가전제품과 서적·음반, 스포츠·레저용품 등 문화생활 지수가 큰 폭으로 상승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TV와 컴퓨터, 냉장고 등 가전내구재 지수는 경기가 크게 위축됐던 2008년 4분기 90p에도 미치지 못했지만 지난해 4분기에는 전년동기대비 최대 216%의 상승세를 보였다.

이마트 가전팀 김학조 팀장은 "통상 TV의 경우 6~7년, 냉장고의 경우 10년을 교체주기로 보는데, 2002년 월드컵과 1997년 양문형 냉장고 출시를 기점으로 보면 2009년 4분기가 교체시기가 된다"며 "LED TV, 700리터급 프리미엄 냉장고 등 신상품 출시와 이에 따른 기존 상품의 가격하락 등이 경기 회복세와 맞물려 매출 호조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마트는 또 이같은 효과에 힙입어 지난해 가전 부문에서만 사상 최초로 연매출 1조원을 넘어서는 기록을 세웠다.

이에 따라 전체 이마트지수는 글로벌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1분기 94.8, 2분기 99.0, 3분기 95.6을 나타내며 100선을 밑돌았으나 4분기에 다시 100에 근접하며 경기회복에 대한 조심스러운 관측을 가능하게 했다.

신세계 유통산업연구소 김민 소장은 "경기가 회복기에 들어서면서 소비자들이 내구재와 패션상품을 중심으로 지출을 늘리고 있다"며 "특히 TV나 냉장고와 같은 고가의 가전제품 소비가 눈에 띄게 증가해 올해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2009년 한해를 휩쓸었던 신종플루의 영향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과 개인위생 수준이 한층 높아지면서 관련 상품군의 지수도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개인위생 관련상품인 비누·손세정제는 2분기부터 지속적인 강세를 나타냈고, 물티슈도 3분기 이후부터는 신장세로 돌아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