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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미국의 힙합 그룹 우탱 클랜(Wu-Tang Clan)의 음악을 접하고 프리스타일 랩을 배울 수 있는 학원을 찾게 된 지드래곤은 그곳을 연습실로 쓰고 있던 피플크루(PeolpleCrew)의 형들과 친해졌다.
"어린애가 들어와서 랩을 배우니까 형들이 신기해하시면서 귀여워 해 주셨죠. 형들이 진행하는 케이블 프로그램에 같이 출연해서 까불기도 하고. '2001 대한민국 힙합플렉스(HipHopFlex)' 앨범에도 참여하는 등 좋은 기회를 얻게 됐어요."
한국에서 힙합을 한다는 사람들이 모여서 만든 이 앨범에 13살 최연소 래퍼로 참여할 기회를 얻게 된 것은 엄청난 소득이었다.
"힙합플렉스 앨범 때 직접 가사를 만들어서 녹음을 했는데 형들이 가사를 보고 '괜찮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제가 외국에서 살아본 적도 없고 그래서 영어 실력도 모자라고 뻔한 내용이었죠. '나이는 어리지만 내가 최고다' 뭐 이런 내용이었던 것 같은데.(웃음)"
어린 지드래곤이 타이틀 곡에 참여하고, 자신의 솔로 곡까지 만들었다니…. 이 앨범은 지드래곤이라는 꼬마를 세상에 알리는 기회가 됐다. 미국에서는 바우와우가 인기를 얻고, 한국에서는 량현량하, 보아 등 어린 가수들이 등장하던 시기였다.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의 대표는 이 꼬마래퍼의 등장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았다.
"지누션의 션 형이 저를 보시고 양현석 사장님께 귀띔을 하셨대요. 메인 프로듀서인 페리도 마음에 들어 해서 프로듀싱을 해보겠다고 하셨고요. 처음 사장님을 뵈러 가는데 '아 이제 양현석을 보는구나' 생각하면서 떨렸어요. 제가 '서태지와 아이들'에서도 양현석을 제일 좋아했거든요. 반팔에 장갑끼고 그런 패셔너블한 모습이 좋았고 춤도 제일 잘추시고. 그런데 첫 인상은 정말 깨더라고요. 멀리서부터 슬리퍼를 질질 끄는 소리가 들리더니 사장님이 특유의 억양으로 '왔냐?'고 하셨죠. '서태지와 아이들'의 양현석이 아니라 동네삼촌 같았어요."
이어 현란한 말솜씨로 지드래곤 모자(母子)에게 비전을 설명하던 양현석은 지드래곤의 어머니가 잠시 자리를 비운 틈을 타 '엄마오면 무조건 여기 온다고 땡깡부리라'며 협박 아닌 협박을 했다.
"집에 가서 어머니한테 울고 불고 해서 YG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하게 됐죠. 13살 당시 YG에는 지누션, 원타임, 렉시 등이 활동하고 있었어요. 처음 사무실에 들어왔을 때 동욱이(세븐) 형이 합합 옷을 멋있게 입고 사무실 직원 누나들이랑 장난을 치고 있었던 것 같아요. 그때까지 제가 본 사람들 중에 제일 예쁜 사람이었어요."
지드래곤은 연습실 청소부터 시작했다. 바닥 걸레질, 신문지로 거울닦기, 선배들 시중들기 등 잡일을 도맡게 됐다.
"선배님들 연습하는 것 구경하다가 물 떠다 드리고, 음식 배달오면 깔고 다 먹으면 다시 담고, 일년동안 죽어라고 청소만 했어요. 회사에 오면 먼저 청소 한 시간, 연습 한 두 시간, 마지막 청소 한 시간 이렇게 반복했죠."
13살 막바지 무렵에는 페리의 솔로 앨범 타이틀 곡에 함께 참여해 공중파 음악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도 하고, 형들의 콘서트 무대에 함께 서기도 하면서 무대 감각을 익혀갔다. 그러던 중 지누션의 뮤직비디오에서 어린 지누션 역할을 함께 맡은 현재 빅뱅의 멤버 태양을 처음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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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드래곤 스타고백 2회는 27일 오전 8시에 아시아경제신문 홈페이지(www.asiae.co.kr)서 계속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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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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