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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경매 사상 최대 장 섰다.. 15조8000억원 몰려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2009년 경매시장은 대한민국 경제상황을 살펴볼 수 있는 창이었다. 경기침체의 골이 깊어짐에 따라 100억원대의 고액 물건이 급증했다. 서민들은 주택담보대출 상환이 버거워 경매시장에 매물을 내놓기 바빴다. 하지만 다른 쪽에선 장래성이 좋은 매물을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는 시장이 마련되면서 15조8000억원의 자금을 경매시장으로 쏟아부었다.


법원경매포털 지지옥션은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올해 경매시장 특징에 대해 정리했다.

먼저 올해 경매시장엔 매물이 급증했다. 경기 불황 탓에 올해말 경매 물건은 약 29만5000여건이 나온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대비 12% 가량 늘어난 수치로 지난달 이미 작년 수준을 넘어섰다. 특히 매물은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 아파트에 집중된 것으로 분석됐으며 주택담보대출과 가계 대출 등을 받은 가정에서 경기 침체의 여파를 견디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올해는 고가 경매물건의 비중이 커졌다. 감정가 기준 100억 이상의 경매 물건 수는 지난달까지 444건이 경매로 나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7.5%(323건) 늘어난 수치다.

통상 경기 침체 수준에 따라 경매물건은 서민형→생계형→수익형 순으로 등장한다. 고가 경매 물건이 쏟아졌다는 건 불황의 깊이가 표면상 들어난 수준보다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신 100억원 이상의 물건에 손을 댈 수 있는 큰 손들은 신바람 나는 한해를 보냈다. 이들 물건의 낙찰가율은 57.4%으로 최초감정가 100억원 상당의 물건이 50억원대에 팔려나갔다. 자산만 갖고 있다면 전망 좋은 대물을 반액으로 사들일 수 있었던 셈이다.


매물의 종류도 다양해졌다. 특히 올해는 감정가 290억원의 조선소, 276억원 상당의 교회 180억원 규모의 골프장, 110억원을 호가하는 대학교, 유흥업소 등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는 물건들이 경매시장에 대거 모습을 드러냈다.


이처럼 경매시장이 투자처로 급부상하면서 올해 유입된 금액도 사상최대치를 기록했다. 2009년 11월까지 낙찰 금액의 총 합계는 14조35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1% 증가했다. 이에 올해말까지 예상되는 경매시장 규모는 약 15조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분야별로는 상업시설이 매물의 낙찰 총액이 가장 크게 증가했다. 상업시설 매물 총액은 지난해 1조8150억원에서 올해 2조4910억원으로 37% 상승했다. 증가분은 6760억원에 달한다.


올해 가장 높은 감정가를 기록한 매물은 경기도 의정부시 가능동에 위치한 4만6347㎡규모의 토지로 나타났다. 최초 감정가가 771억7985만원으로 2월에 경매돼 3번 유찰된 후 지난 9월 506억4000만원(낙찰가율 65.6%)에 낙찰됐다.


공영건설이 소유한 이 땅은 녹양전철역 인근에 위치한 역세권 상업용지로 후면에는 주택지대가 형성돼 있다. 본 건의 낙찰가는 올해 낙찰금액 기준 최고치를 기록, 감정가와 낙찰가 동시에 올해 가장 고가의 물건인 것으로 조사됐다. 토지는 올해 총 3조2140억원이 팔렸다. 작년보다 5910억원이 증가한 수준이다.


강은 지지옥션 팀장은 "올 한해 경매시장은 세계적인 경제 위기로 인한 대한민국의 경제 상황을 살펴볼 수 있는 창이었다"며 "경매시장은 올 한 해 IMF 이후 최대의 호황을 누렸다"고 말했다.


특히 "고액 경매 물건이 크게 증가했으며 매물도 다양해지고 많아졌다. 이는 경기 침체의 그늘이 그만큼 크고 어두웠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도 "이같은 시장상황에서 시장성이 높은 매물이 잇따라 팔려나가는 것은 큰손들의 움직임이 좋은 한 해 였다는 것을 말한다"고 설명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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