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진솔하다. 강동원에 대한 첫 느낌이다. 순박한 표정과 진심어린 말투는 '심하게 낯을 가리고 조금 거만할 것 같다'는 그에 대한 편견을 단숨에 깨뜨렸다. 사생활과 연기, 삶에 대한 철학을 조곤조곤 풀어내는 그는 가식없는 사람이었다. 새 영화 '전우치'를 들고 돌아 온 그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전우치' 촬영하면서 날씨가 너무 추워서 힘들었어요. 와이어 액션신이 많았는데 그게 사람잡더라고요. 아파트 6층 높이에서 20번이나 떨어졌는데 진짜 무서웠어요. 그런데 어쩔 수가 없잖아요. 뛸 때마다 손에 땀이 흥건하고, 저도 먹고 살려고 어쩔 수 없이 했습니다.(웃음)"
'늑대의 유혹'(2004)으로 스타성을 인정받은 뒤, '형사 Duelist' 'M' 등을 통해 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져 온 그가 이번에 선택한 작품은 충무로의 '재간둥이' 감독 최동훈의 작품이다. '늑대의 유혹' 이후 무거운 연기에 주력해 왔던 그가 코믹·액션 히어로에 도전했다는 것, 최동훈 감독과 손을 잡았다는 것은 다소 반가운 일이다.
"밝은 캐릭터에 목말라 있었어요. 이번에는 '신나게 놀아보자'고 생각을 했고 원래 캐릭터보다 재밌게 만들려고 노력을 했어요. 그런 생각으로 시작해서 좀 더 리듬감있는 연기를 준비했죠. 촬영을 하면서 확실하게 '내 전우치는 이거구나'라는 감이 올 때가 있었고 그것을 물고 늘어졌어요. 매 작품마다 그런 식으로 해 왔던 것 같아요."
그동안 강동원은 인터뷰를 기피하고 대중들과 차단돼 있다는 '닫힌' 느낌의 배우였다. 하지만 실제로 만나 본 그는 연기와 삶에 대한 철학을 만들고 끊임없이 고쳐가는 '열린' 배우였다. 자신의 연기와 한계,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해 끝없이 생각하고 자신이 잘못 생각한 것이 없는지 고민하고 있었다.
"한국에서 인기가 있다는 것은 너무 도덕적으로 곧기를 원하는 것 같아요. 어떤 식으로 통일을 하려고 하죠. 길들이려는 느낌이 싫었어요. '남들은 다 하는데 너는 왜 안하냐' 그런 거 있잖아요. 저는 성격이 붙임성있는 편도 아니고 저를 친근하게 느끼고 다가오면 경계를 하게 되고 도망다니고 그랬죠. 지금도 그런 부분은 계속 생각중이고 닫아놓고 있지는 않아요. 계속 고민중이에요."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사진 이기범 기자 metro83@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