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에 복귀 않고 사규 어기는 직원들 더 이상 용납 않겠다”
[아시아경제 왕성상 기자] 김해진 코레일 상임감사가 불법파업직원들에게 ‘징계’를 경고했다.
김 상임감사는 29일 전국철도노조 파업이 나흘째를 맞고 있는 가운데 파업 중인 직원들에게 ‘습관적인 파업, 직장 잃는 부메랑을 생각할 때입니다’란 제목의 호소문을 통해 불법파업 참가자에 대해 징계하겠다고 밝혔다.
김 감사는 호소문에서 “노조집행부가 저지르고 있는 파업은 섶을 지고 불속으로 뛰어드는 것과 같다”면서 “파업이 더 이상 노조 주장을 관철하기 위한 ‘전가의 보도’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직원들 신분을 보장해주지도 못하는 만큼 계속 파업에 나서면 분명 크게 후회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업무에 복귀 않고 사규를 어기는 직원들을 더 이상 용납하지 않겠다”면서 “불법파업 참가자의 경중을 따져 철저히 조사한 뒤 경영진에게 단호하게 처분을 요구하겠다”고 덧붙였다.
철도노조 파업의 주된 목적으로 공기업 선진화 저지, 해고자 복직 등을 내세우고 있지만 이는 쟁의행위의 대상이 될 수 없어 절차와 목적상 정당한 파업이 아니란 견해다.
김 감사는 “명분 없는 파업이 국민에게 주는 고통은 실로 엄청나고 국민들의 이동을 불편함은 물론 국가경제와 회사에 큰 피해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 감사의 호소문 전문.
‘습관적인 파업, 직장 잃는 부메랑을 생각할 때입니다.’
사랑하는 직원 여러분! 상임감사 김해진입니다.
철도노조의 파업이 오늘로 4일째입니다. 이번 파업은 불법입니다. 경영진에서 누차 강조하여 잘 알고 있는 바와 같이, 철도노조는 파업을 지속하고 있는 주된 목적으로 공기업 선진화 저지, 해고자 복직 등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이는 쟁의행위의 대상이 될 수 없기 때문에 절차와 목적상 정당한 파업이 아닙니다. 이러한 명분 없는 파업이 국민에게 주는 고통은 실로 엄청납니다.
국민들의 이동을 불편하게 할뿐 아니라 국가 경제와 우리 회사에 큰 피해를 주고 있습니다.
10년 전에 퇴직했다가 이번에 대체기관사로 근무하고 있는 한 선배님이 언론을 통해 이런 말을 했습니다.
“승객들의 원망 섞인 눈초리를 볼 때면 두렵더라. 나도 머리띠도 매고 구호를 외쳐 봤지만 조직 안에 있으면 내 이익만 눈에 보인다. 밖의 국민들은 철도인을 마치 제 뱃속만 채우려는 사람들로 본다. 조직인의 한사람인 저는 너무나 부끄러웠습니다.”
직원여러분! 냉철하게 생각해 보십시오. 철도선진화 목표달성을 위해 우리 모두의 지혜와 역량을 모아야 할 이때 철도노조의 무책임한 파업이 금년에만 벌써 4번째 벌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국가대동맥으로써 국민의 발이 돼 글로벌 경쟁력의 원천이 돼야할 철도공사의 직원들이 국민을 불편하게 하는 파업을 습관적으로 벌이면서 '파업이 즐겁다'는 이런 어처구니없는 자세가 대체 있을 수 있는 일입니까?
어제 제가 지방을 돌아봤더니 노조원들이 자신들의 소중한 일터를 군인들과 퇴직한 선배 등 대체근로자들에게 내주고 산으로 들로 나가고 없었습니다. 진정으로 일터를 내주겠다는 뜻입니까?
직원여러분! 우리는 지금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국민들과 물류수송을 걱정하는 경제인들의 따가운 시선과 원성이 하늘을 찌르고 있음을 직시해야 합니다.
막대한 영업 손실로 우리 공사의 경영이 큰 타격을 입고 있음은 물론이고 경영악화와 노사갈등의 이유로 정부경영평가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입니다.
그 피해는 부메랑이 돼 고스란히 우리 모두에게 반드시 돌아온다는 사실을 똑바로 인식해야 합니다.
노조집행부가 지금 저지르고 있는 파업은 섶을 지고 불속으로 뛰어드는 것과 같습니다. 파업이 더 이상 노조의 주장을 관철하기위한 ‘전가의 보도’가 될 수 없으며 여러분의 신분을 보장해주지도 못할 것입니다. 여러분이 계속 동참한다면 분명 크게 후회하는 날이 올 것입니다.
직원여러분! 파업 이틀째인 27일 밤 8시20분께에는 철도노조 간부 등 조합원 8명이 목포역 매표실에 강제로 난입했습니다.
그들은 많은 고객이 보는 앞에서 근무자에게 파업참여를 강요했으며 폭언과 업무방해를 하는 등 차마 동료에게 해서는 안 되는 불법행위를 저질렀습니다.
한국철도공사 상임감사로서 엄중히 말씀드립니다. 저는 업무에 복귀하지 않고 사규를 위반하는 직원들을 더 이상 용납하지 않겠습니다. 불법파업 참가자의 경중을 따져 철저하게 조사한 뒤 단호하게 처분을 요구하겠습니다.
지금까지의 부당하고 잘못된 관행을 뿌리 뽑지 못한다면 철도의 미래는 없습니다. 불법인 줄 알면서도 파업에 참가했거나 참가하고 있다면 반드시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게 하는 조직문화를 정립하겠습니다.
110년 철도역사에 뿌려진 철도인들의 정직한 땀과 눈물을 무용지물로 만들고 있는 책임을 지도록 할 것입니다.
무노동 무임금 원칙 적용을 강력하게 요구함은 물론이고 감사의 직을 걸고 사규에 따라 엄중하게 처벌하겠습니다.
‘노조집행부가 책임져주겠지. 예전처럼 나중에 복귀하면 문제없겠지?’ 하는 생각이야말로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주겠습니다.
아울러 불법파업을 교묘하게 방조하거나 원칙을 흐려놓는 관리책임자들에 대해서도 그에 상응한 조치를 경영진에 분명히 요구하겠습니다.
직원여러분! 어제 대통령께서는 공공기관 선진화 워크숍에서 우리 공사의 파업과 관련해 “수 십 만 명의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힘들어 하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평생직장을 보장받는 공기업노조가 파업을 하는 것은 국민들이 이해하기 힘들고 이해해서도 안 될 것이다. 적당히 타협하고 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냉철하게 한번 상기해 보시기 바랍니다.
직원 여러분! 이 회사는 여러분이 청춘을 바쳤고 바칠 평생 일터이지 않습니까? 여러분의 평생일터인 우리 공사가 불법파업으로 인해 최대의 위기를 맞이한다면 어느 누구도 여러분의 미래를 보호하거나 장담할 수 없습니다.
부디 올바르고 상식적인 판단을 통해 110년 역사를 자랑하는 철도공사의 직원답게 책임 있게 행동하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09. 11. 29
한국철도공사 상임감사 김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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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성상 기자 wss404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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