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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왝더독에서 언제 벗어나나

적극적 매수주체 없어..연말까지 지속될 가능성도

[아시아경제 김지은 기자] 코스피 시장에서 왝더독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며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왝더독(Wag the dog) 현상이란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현상, 즉 꼬리에 해당하는 선물시장이 몸통인 현물시장을 뒤흔드는 현상을 말한다.

왝더독 현상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 것은 지난 9월말부터다. 코스피 지수가 1700선을 넘어서며 연고점을 찍은 이후 현물시장의 에너지가 소진되면서 프로그램 매매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진 것이다.


여기에 베이시스가 취약한 점까지 더해지며 프로그램 매매의 영향력은 더욱 커졌다. 베이시스란 선물의 투자심리를 반영하는 것이기도 한데, 베이시스가 백워데이션(마이너스)을 지속하면서 차익거래의 단기 회전이 상당히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것. 이것이 프로그램 매매의 영향력을 높이면서 현물시장의 걸림돌로 작용하는 상황이다.

윤선일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물시장의 에너지가 소진된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시장의 거래량이 최소한 6조~7조원 이상으로 회복돼야 현물시장의 영향력이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물시장에서 거래량이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시장의 방향성에 대한 자신이 없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국내의 경우 지난 3월 경기지표가 빠르게 개선되면서 미 증시에 비해 한 발 앞서 상승세를 보였지만, 경기지표 개선이 빠른 만큼 경기지표의 고점 역시 빨리 도래한다는 점이 불안감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 증시의 강세에도 우리 증시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전기전자 업종의 강세에 주목하고 있다. 전기전자 업종의 경우 최근 꾸준히 반등하고 있는 모습인데, 기존 주도주인 IT주가 강세를 보이면서 살아날 경우 투자심리 개선으로 연결되며 시장의 거래를 되살릴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


이에 대해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전기전자업종의 상승세는 기술적 반등에 불과하다"며 "IT업종의 주가가 많이 빠진 상황에서 비관론과 낙관론이 혼재됐는데 이 경우 낙관론에 무게가 실릴 수밖에 없어 주가가 반등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IT의 강세가 기술적 반등인 만큼 제한적 상승에 그치고, 이에 따라 왝더독 장세는 당분간 지속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전기전자 업종은 그렇다 하더라도, 기존 주도주 중 하나인 현대차는 오히려 더 우려되는 상황이다. 현대차는 현재 박스권 한단에 머무르면서 박스권 이탈에 대한 우려감도 안기고 있는 상황인데, 현대차가 박스권을 이탈해 내려앉을 경우 지지부진한 장세가 좀 더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윤 애널리스트는 "외국인이 선물 매수에 나선다 하더라도 베이시스를 회복시키면서 사야 하지만 최근에는 그런 모습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아직도 외국인이 우리 시장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으로 선회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17일 오전 11시18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4.01포인트(-0.25%) 내린 1588.46을 기록하고 있다.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200억원, 930억원의 매수세를 보이고 있지만, 기관이 1220억원의 매도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프로그램 매물은 980억원 가량 출회중이다.

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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