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EB조기상환 물량, 북한관련 리스크, 11월말 외국계 북클로징 등
[아시아경제 정선영 기자]환율이 둔감해졌다. 이따금씩 불거지는 이벤트성 재료에 큰 반응을 보이지 않는 부진한 장세를 다음주에도 이어갈 가능성이 커진 듯하다.
다음주 환율은 풍부한 대내외 재료들에 위쪽으로 레인지 폭을 넓힐 전망이다. 일단 한전 물량 유입가능성, 북한 리스크 등 매수를 이끌만한 재료는 부각되고 있다.
다만 대부분의 재료들이 현재로서는 단발성 재료에 그치고 있어 하단이 지지되는 정도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환율이 오르면 달러를 매도하려는 수출기업 네고 물량을 비롯한 역외 롱스탑 물량 등이 어느정도 대기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위쪽으로 급격히 룸을 확대하기도 쉽지 않은 상태다. 11월말 북클로징을 앞두고 과도한 포지션을 자제하는 점도 환율 급변 가능성을 다소 줄이고 있다.
이번주 원·달러 환율은 1150원대 후반~1160원대 좁은 레인지에서 등락을 이어갔다. NDF환율이 줄곧 1160원선 부근에서 마감하면서 당국의 1160원대 지지에 대한 경계감이 작용하는 가운데 수급에 따라 움직이는 양상이 이어졌다. 주초반 북한 경비정 남하로 인한 서해 교전 소식이 터졌지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다.
일단 다음주 환율은 한국전력, 국민연금 등 굵직한 수급 관련 뉴스들과 역외 매도, 펀드 및 외국계 IB의 북클로징 등이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아울러 북한 경비정과의 교전의 후속 대응이 유발될 경우 지정학적 리스크도 불거질 가능성이 있는 상태다.
◆주말 뉴욕증시는 반등, 역외환율은 주춤
주말 뉴욕증시는 소비자신뢰지수가 2개월 연속 하락한데다 무역적자도 10개월만에 최대수준을 기록했으나 기업 실적 호전으로 반등했다.
주말 역외환율은 소폭 하락했다. 유로·달러 환율이 1.48달러대 중반에서 1.49달러 초반으로 달러약세를 지속됐지만 원·달러 환율은 1055.0원까지 떨어진 후 다시 1160원선 부근에서 끝났다.
13일(현지시간)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59.0원/1159.5원에 최종호가되며 거래를 마쳤다. 이는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 0.85원을 감안하면 전일 현물환종가대비 1.9원 내린 수준이다. 원·달러 1개월물은 장중 저점 1155.0원, 고점 1159.0원에 거래됐다.
◆北리스크, 위안화절상, 한전 EB조기상환 등 굵직한 대내외 변수들
다음주는 역내 수급을 비롯해 지정학적 리스크, 중미 위안화 절상 관련 입장 등이 영향을 줄 전망이다. 시장심리는 여전히 아래쪽을 바라보고 있지만 당분간 환율이 낙폭을 급격히 키우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당국의 스무딩오퍼레이션 경계감, 지정학적리스크, 공기업 달러 수요 등이 환율을 지지할 가능성이 있다. 위안화 절상 가능성은 결과에 따라 환율 하락 재료가 될 수도 있다.
일단 수급상 한국전력의 12억불 규모 교환사채(EB)조기 상환 물량이 달러 매수 재료로 예상되고 있다.
오는 23일, 24일 상환만기가 다가오는 만큼 다음주 내에 현물환 매수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전력 관계자는 "해외채권 조달을 하지 않고 원화로 조달해서 상환하는 쪽으로 내부적인 결정을 했다"며 "오는 23일, 24일까지 현물환시장에서 전액 조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민연금 빌딩매입 관련 물량, 외환시장 영향 없을 듯
다만 이번주에 불거진 국민연금의 영국 HSBC 빌딩 매입 관련한 물량은 시장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외환시장에서는 지난주부터 국민연금이 대거 스팟 바이에 나서 대부분 매수를 완료했다는 루머가 돌았지만 이 물량은 유입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국민연금은 부동산 투자에 대해서는 100% 환헤지를 하므로 외환시장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사실상 바이앤셀(현물환 매입, 선물환 셀) 스왑으로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증시 지지여부와 위안화절상 가능성도 주목
뉴욕증시도 조심스러운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음주 월마트 등 유통업체들의 실적 발표 더불어 오는 16일 10월 소매판매, 9월 기업재고, 17일에는 10월 생산자물가지수, 18일에는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등 중요한 지표들이 줄줄이 이어지는 만큼 증시가 얼마나 지지될지도 주목된다.
아울러 주말동안 중국을 방문한 오바마 미 대통령이 위안화 절상을 이끌어 낼지도 관건이다. 위안화 절상시 글로벌 달러 약세와 더불어 원·달러 환율도 아래쪽으로 향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지난 11일 인민은행의 3분기 통화정책 보고서 의 "국제자본의 흐름과 주요 통화 추세의 변화를 감안해 위안화 환율 시스템을 개선해 나갈 것"이라는 언급이 핫머니에 대한 고민 때문이지 위안화 절상을 시사한 것이 아니라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는 만큼 위안화 절상 관련 재료가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11월말 북클로징, 적극적인 거래 자제 요인
11월말 북클로징에 나서는 외국계 펀드 및 IB들의 행보도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부분 10월말부터 11월 중순까지 조금씩 차익 실현을 해 온 만큼 월말에 한꺼번에 유입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 외국계 은행 딜러는 북클로징을 앞두고 변동성이 어느정도 있을 수는 있지만 적극적인 거래는 제한될 가능성이 높아 환율 레인지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한 리스크, 경계심리와 역외 반응도 관건
북한의 서해교전 대응과 관련한 뉴스도 주목할 만하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다시 불거질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할 듯하다.
주말동안 북한 주간지 통일신보는 지난 10일 서해교전에 대해 "선의에는 선의로, 도발에는 무자비한 보복으로 대답하는 것이고 이는 일관된 자세"라고 주장했다. 북한과의 서해교전 발생 다음날 외환시장에서 한차례 북한측 보복 대응에 대한 루머가 나돈 점도 시장참가자들의 경계 심리를 반영하고 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다음주 원·달러 환율 레인지 위쪽을 조금씩 높여 잡은 상태다.
다만 고점에서 매도하려는 매물도 적지 않은 만큼 큰 폭의 움직임은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다음은 주요은행 메인 딜러들의 다음주 원·달러 전망이다.
기업은행 원·달러 환율이 박스권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전력, 국민연금 등 수요사이드가 부각되고 있으나 대기 매물도 만만치 않을 듯하다. 역내외 대기매물을 감안하면 1155.0원~1175.0원 정도로 보고 있다.
A외국계은행 이번주 환율은 네고, 역외 셀과 결제수요, 당국개입의 공방을 나타냈다. 아직 남아있는 북한 관련 리스크는 크게 진행되지만 않는다면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달러약세가 더 진행될지 여부가 관건일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1150.0원~1170.0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전체적 기조는 약보합으로 전망한다.
국민은행 위안화 절상가능성, 북한발 뉴스 등 대외변수가 부각되는 분위기다. 특히 북한 관련 재료는 잠재적 악재인 만큼 하락을 제어할 가능성이 높다. 위안화강세 및 글로벌달러 약세로 상승은 제한될 가능성이 높지만 한전 교환사채 상환건이 다음주에는 부각될 것으로 보여 강보합 및 상승세로 보고 있다. 역외 매도가 어느정도 지속될지도 주목된다. 다음주 예상 레인지는 1155.0원~1170.0원.
씨티은행 다음주 환율 상승 반전 여부는 글로벌 달러 동향이 관건이다. 달러엔은 기술적으로는 바닥을 다지는 모습이고 유로도 1.5대 유지에 또 다시 실패한 상태인데다 다우지수 또한 주요 저항선에서 숨을 고르는 양상이다. 다음주는 좀 조정의 양상을 보이지 않을까 기대하는 가운데 레인지는 1150.0원~1180.0원으로 예상된다.
대구은행 서해교전 후폭풍 등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단발성으로 시장을 흔들 수는 있으나 시장의 레인지를 깰 정도로 보이지는 않는다. 연말 북클로징 시기가 도래함에 따라 돌발 뉴스가 없다면 답답한 레인지 장세가 지속될 듯하다. 모멘텀이 생기다가 재료 부족으로 변동성이 줄면서 환율이 움직이지 않는 변동성의 군집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예상 레인지는 1150.0원~117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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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영 기자 sigum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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