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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매버릭] 언발에 오줌누기

시계아이콘02분 08초 소요

꽁꽁 언 발을 녹인다고 오줌을 누면 36.5도의 체온에서 나온 온수로 인해 일시적으로는 발이 녹는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영하 10도의 기온에서 오줌은 금새 얼고 언 발은 더욱 어는 악순환이 초래된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키는 행위임을 이 속담은 적나라하게 말해준다.

물에 빠지면 지푸라기라도 잡는다고 그래도 일순간은 발이 녹을 것이라는 희망을 갖게되기 때문에 이같은 일을 할 수도 있는 일이다.
마치 현재 전세계 국가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글로벌 위기 해결방안처럼.


아직도 서브프라임 사태가 치유되지 않았고, 재무제표 조작까지 유도하고 있는 상태에서 서브프라임 채권보다도 기기묘묘한 하이브리드 채권으로 금융권 자본확충에 나선다는 것을 보면 이 속담이 생각나는 것은 당연한 이치인지도 모른다.

여기에 상업용 부동산 붕괴 우려가 가세하고 조선, 해운업계 부실도 부각되고 있다.
전세계에 30%의 배와 중장비가 남아도는 상황에서 다우지수가 연일 연고점을 경신하고 있으니 세상도 요지경이다.


현재 세계는 돈의 힘으로 불황을 막는 마지막 일전을 벌이는 중이다.
과연 금리를 마이너스까지 낮추고 무한대의 유동성을 공급하면 경기가 살아날 수 있을 것인가.


금융구조조정 뿐만 아니라 기업체 리스트럭처링을 제대로 할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인가.
현대건설, 대우건설, 대우조선해양, 하이닉스 등을 과연 누가 인수할 것인가.


현대자동차그룹이 엠코의 사명을 현대엠코로 변경하고 2015년까지 5대 건설사로 거듭나게 만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는 매물로 나와있는 건설사를 인수하지 않고 독자 건설사를 키운다는 것인데 과연 누가 채권단은행이 소유한 현대건설, 대우건설을 인수할 여력이 있을까.


갖은 루머가 만발하던 효성도 마침내 하이닉스 인수를 포기했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전세계 반도체 업계가 비명을 지르는 마당에 과연 누가 하이닉스에 군침을 흘릴 것인가.


1997년 IMF 이후 국영화되다시피한 업체가 10년이 지난 아직도 민영화되지 않고 있다. 이런 식으로 간다면 채권은행단의 업종에 건설업, 제조업을 넣어야 마땅한 것이 아닐런지.


서브프라임 사태가 터지면서 주가가 폭락세를 보였어도 우리는 소형 건설사 하나만 망했다는 소식만 접할 수 있었다.
물론 위기상황에서 추가적인 중대형 업체의 부도는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에 정부가 이를 방치할 수 없는 일임은 자명하다.


그러나 망할 회사를 안망하게 할 수 있는 마법이 언제까지 통용될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우를 범하고 있음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대마불사를 표방하던 그룹사의 문제도 시한폭탄이다. 정부 및 은행권의 지원없이 자력갱생은 이미 틀린 일임을 누구나 안다.


만일 돈의 힘이 약해지기 시작하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돈은 넘치는데 디플레가 오는 상황은 불가능할 것인가.


당장은 초호황이다. 작년말 많게는 50%, 적게는 20%씩 올해 광고 및 홍보 예산을 줄였던 기업체들도 지난 추석을 계기로 4분기 예산을 대폭 증액했을 정도다.
아파트가격은 2006∼2007년 사상최고가를 넘은 곳이 생겼고, 유흥업체의 호황도 눈에 띄게 목격되고 있다.


하지만 언발에 오줌누기라면.
36.5도의 '온수'가 '폐수'라는 점을 자인하게 되고, 그 폐수가 발을 더 얼게 하면서 썩게 만들기까지 한다면.


과연 글로벌 국가들이 주창하는 그린산업은 진실로 지구 온난화 방지와 친환경을 위한 것일까. 기존의 전통적 산업이 몰락한 것을 확인하고서는 신기루를 쫓는 공허한 구호를 만들어낸 것은 아닐까.


아직은 36.5도의 폐수가 펑펑 쏟아지고 있다. 영하 10도로 언 발까지 도달하면서 온도가 기하급수적으로 떨어지고 발이 더 얼고 있지만, 36.5도의 추가 '급수'가 지속되고 있는 한 문제는 생기지 않는다.


그러나 오줌을 누면서 물을 계속 먹는다고 오줌이 끝없이 나올까. 과연 오줌이 멈춘 뒤 녹을 것이라고 희망하던 발이 썩는 것을 보면 어떻게 될까.
서 있지도 못하고 쓰러지면 이젠 몸도 얼기 시작할 것이다. 그땐 다시 오줌을 눈다고해도 일시적인 효과조차 보지 못한다.


IMF, 월드뱅크, BIS, 중앙은행, G7, G8, G20...
이미 효력을 상실한 기구들이며 모임이다.
G7, G8을 G20로 확대하자 드디어 G모임에 낀다고 좋아하는 국가가 있다는데 이미 무의미해진 G7을 G20로 해서 공동책임을 지자는 저의를 모르고 하는 소리일까.


과연 인류는 새로운 창조를 할 능력을 보유하고 있을까. 아니면 완전히 망해야만 새로운 것이 나올 계기가 마련될 것인가.
글로벌 정부당국자들은 과연 언발의 오줌누기를 알기나 할까. 알면서도 자신들의 재임기간에만 면피하려는 것은 아닐까.


진실을 말하는 것은 정치가 아닌 것을 다 알고 있으니 서로간에 "그냥 웃지요"라고 넘어가는 것은 어떨까.
이미 다 아는 얘기라고?
"네, 그냥 웃지요".

홍재문 자본시장부장 jmoon@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홍재문 기자 jmoon@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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