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선거법 위반 여부 문의전화로 몸살
지자체장들, 내년 6월 선거 의식해 '조심,또 조심'
“산악회와 함께 무등산을 오르는 것도 선거법 위반인가요?”
내년 6월에 있을 '제5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광주시선거관리위원회 등에는 지방자치단체의 ‘선거법 위반’ 여부를 묻는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9일 광주시 선관위 등에 따르면 최근 일선 공무원들로부터 걸려온 ‘선거법 위반 여부 문의 전화’는 하루 평균 10건, 많게는 15건까지 달하고 있다.
특히 이같은 현상은 본격적인 선거철이 다가올수록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들 전화는 축사나 기고문 게재, 행사 참여 등 단체장의 행보가 사전선거운동 행위에 해당하는지를 묻는 게 대부분이지만 이 가운데 단순한 상황만으로는 쉽게 판단할 수 없는 애매한 질문들도 더러 있어 선관위 관계자들을 고민(?)에 빠뜨리기도 한다.
실제로 최근 자서전을 출판한 모 구청장은 얼마 전 진행된 출판기념회에 참여한 손님들에게 무료로 책을 나눠줘도 되는지를 묻기 위해 선관위로 전화를 걸었다.
이에 선관위 관계자들은 ‘서적’은 물품이기 때문에 기부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 내부 논의를 통해 다소 우스꽝스러운 합의점을 도출했다.
바로 자서전에 거론된 등장인물(?)들에게만 한정적으로 무료 제공을 허용한다는 것이다.
북구청 앞에 전시된 ‘국화꽃’도 도마 위에 올랐다.
북구는 매년 10월 말 무렵 진행하는 ‘국화꽃전시회’가 끝나더라도 화분 분양을 원하는 시민들에게 꽃을 나눠주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선관위의 충고에 따라 철저히 금기사항(?)을 지키고 있다.
뿐만 아니다. 공적인 업무 수행에 쓰도록 한 관용차량 이용도 선거법의 날카로운 잣대(?)를 피할 수 없다.
산수1동 자치센터 관계자는 주민들과 함께 자매결연을 맺은 여수시 쌍봉동을 방문하기 위해 최근 동구에 관용차량 지원을 요청했다.
그러나 동구 선관위는 주민행사에 관용차량을 지원하는 것은 단체장의 기부행위가 성립된다고 판단, 결국 산수1동 주민들은 자비로 승합차를 빌려 다녀왔다.
이들 지자체들이 이처럼 ‘사사건건’ 선관위에 문의전화를 하는 것은 광주 지역 단체장 대부분이 내년 지방 선거에 출마할 뜻을 품고 있어 자칫, 사전선거운동으로 발생할 ‘위험’을 줄이기 위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한 구 관계자는 “구민들에게 관용차량을 지원하는 문제나 구에서 지원하는 단체의 행사 참여도 일일이 선거법을 따져 봐야 하기 때문에 자칫 구책 사업들이 위축돼 행정공백이 나타나지는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편 시선관위는 지난 2006년 이후 선거법과 관련해 광역장 1건, 기초장 11건, 광역의원 3건(수사의뢰1건), 기초의원 5건의 경고조치를 취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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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남일보 김보라 bora1007@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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