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기훈 기자] 중국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가 글로벌 자산가격의 버블 발생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CIC는 최근 원자재 기업을 중심으로 막대한 해외 투자를 해왔다는 점에서 이 같은 경고는 다소 아이러니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29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러우 지웨이 CIC 회장은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한 컨퍼런스에 참석해 "글로벌 자산 가격이 '작은 버블'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CIC는 장기 인플레이션과 통화 가치 하락에 대한 헤지 차원에서 원자재 관련 자산과 부동산에 대해 투자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러우 회장은 특정 통화를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중국 당국이 이미 여러 차례 미국 달러화의 안정성에 불만을 표시해 왔다는 점에서 달러화를 지칭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는 이와 함께 CIC의 원자재 기업 투자에 대한 국제 사회의 비난에 대해 해명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몇 달 새 CIC가 해외 원자재 관련 기업 투자를 대폭 확대하는 사실에 대해 중국 정부가 천연자원을 독점하기 위한 전략을 쓰고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이와 관련, 러우 회장은 "해외 시장은 매우 의심이 많은 곳"이라며 "CIC가 국가 아젠다를 존중하는 것은 맞지만 투자 전략 자체는 수익 창출에 목적을 두고 있다"며 외부의 섣부른 예측을 경계했다.
CIC는 지난 2007년 9월 중국의 외환보유고를 효과적으로 운용하기 위해 설립됐으며 금융 위기가 정점에 달했을 당시 미국 사모펀드 블랙스톤과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에 투자해 대규모 손실을 입은 뒤 현금을 보유하는 형태로 전략을 수정한 바 있다.
하지만 올해 2분기 들어 전 세계 금융시장이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해 운용 자산의 절반에 해당하는 1100억 달러를 해외 주식 및 광산, 에너지, 부동산 등에 투자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나타내는 모습이다. 작년의 경우, 이에 훨씬 못 미치는 48억 달러를 해외에 투자해 -2.1%의 수익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러우 회장은 "현재까지의 수익률은 나쁘지 않으나 연말까지 양호한 수익률을 올릴 것이라고 장담하기는 어렵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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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훈 기자 core8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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