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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조달시스템' 허점 노린 불법입찰 만연

[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입찰비리를 없애기 위해 도입한 국가전자조달시스템의 허점을 이용해 대리입찰·담합 등 불법행위가 만연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기획재정부와 조달청 등 정부기관은 조달시스템을 도입한 후 불법행위자 색출시스템 구축 등을 제대로 하지 않아 사실상 불법입찰을 방치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감사원이 21일 공개한 조달청 등 24개 기관 운영 전자조달시스템 감사 결과에 따르면 2000년 전자조달시스템을 도입했음에도 전자입찰자 신원확인과 담합 방지시스템 등 불법입찰 방지장치를 제대로 갖추지 않아 입찰브로커 등에 의한 불법 대리입찰과 담합 등이 여전했다.


지난해부터 올해 3월까지 '나라장터'를 통해 경쟁입찰된 29만여건 가운데 14만여건(47.3%)에서 최소 2명 이상의 입찰자가 동일 인터넷주소에 중복입찰했다.

이 중 3035건은 참여업체 모두가 1개의 인터넷주소로 입찰에 참여하기도 했다. 감사원이 3035건중 일부를 조사한 결과 입찰브로커 1명이 개입한 사실과 12개업체의 담합 행위를 확인했다.


조달청은 2007년 10월부터 전자입찰자 사전등록 및 신원확인제도를 도입하면서 입찰대리인이 정당한지 여부를 업체에서 발행한 재직증명서만으로 확인했다. 업체가 임직원이 아닌 사람이나 입찰브로커에 허위로 재직증명서를 발급, 입찰대리인으로 활동할 수 있게 된 것.


올해 4월말 현재 동일인이 2개 이상 업체의 입찰대리인으로 등록한 사람만 4317명이나 됐다. 입찰브로커 박모씨는 8개 업체로부터 낙찰금액의 2%를 수수료로 받기로 하고, 지난해부터 올해 3월까지 총 650건의 입찰에 걸쳐 1885회나 대리로 참여했다.


기획재정부는 조달청, 한국전력 등에 전자조달시스템 구축을 독려하면서도 이같은 부작용에 대한 검토나 대책마련에는 소홀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04년 12월과 지난해 5월 조달청으로부터 '동일 컴퓨터 중복입찰 차단제도'와 '전자입찰자 신원확인제도' 등 불법입찰 방지제도 도입 필요성을 보고받고도 조달청만 개선토록 하고 철도공사, 전자통신연구원 등 다른 기관에는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철도공사 등 14개 기관은 중복입찰 방지장치가 아예 없고, 조달청 등 6개 기관은 동일컴퓨터 중복입찰만 제한하고 있다. 또 전자통신연구원 등 4개 기관은 동일 인터넷주소 중복입찰만 제한하는 제도만 가동된다. 입찰자 신원확인제도는 조달청을 제외한 23개 기관에서는 아예 도입조차 하지 않았다.


감사원은 불법대리입찰로 낙찰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1만여건에 대해 입찰무효 등 조치를 취하도록 했다. 또 적발된 65개 입찰 참여업체와 입찰브로커 2명을 수사기관에 고발하는 한편 불법 입찰행위를 막기 위한 제도 도입을 요구했다.

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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