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흐름에 '이상 징후'가 포착되면서 자동차ㆍIT(전기전자) 등 주요 수출기업 주가 전망에 빨간불이 켜졌다.
주요 수출기업들은 그동안 원ㆍ달러 환율하락에도 불구하고 경쟁관계인 일본 엔화 강세로 원화강세의 피해를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최근 외환시장에서 엔화 강세 국면이 서서히 무너지자 자동차ㆍIT 등 주요 수출기업의 가격 경쟁력도 약해지고 있다.
19일 증권업계와 외환시장에 따르면 최근 80엔대로 강세를 보였던 엔 ㆍ 달러 환율이 지난 15일 이후 달러당 90엔대에 진입, 강세 흐름을 중단했다. 1300원대를 넘어섰던 원ㆍ100엔도 지난 14일 1200원대로 떨어진 후 하락폭을 키우고 있다.
엔화가 당장 약세로 돌아섰다고 단정하긴 힘들지만 속도가 빨라지면서 심리적 부담감이 커졌다는 게 증권가 시각이다. 특히 엔화강세 덕을 톡톡히 본 자동차ㆍIT주에 독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국내 주요 자동차ㆍIT주가 엔화 강세로 챙긴 이득은 상당했다.
현대ㆍ기아차는 올들어 9월까지 미국시장에서 58만여대를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보다 3%정도 늘어난 수치다. 미국 시장 상위 10개업체 가운데 판매량이 늘어난 업체는 현대ㆍ기아차가 유일하다.
삼성전자 역시 엔화강세 등의 효과로 깜짝실적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2004년 엔 ㆍ 달러 평균환율이 107엔대일 때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은 12조원에 달했지만 2007년 117엔대까지 상승하자 이익은 5조9000억원 수준으로 줄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엔 ㆍ 달러 환율이 하락세로 접어들자 삼성전자 영업이익도 오름세를 타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일본 엔화가 약세로 돌아선다면 환율 부문의 한ㆍ일 간 경쟁력이 역전될 수 있어 자동차ㆍIT주의 주가에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의견을 내놓고 있다. 수익성에 직결되는 원ㆍ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서 경쟁력 요인인 원ㆍ엔 환율 마저 약세를 보인다면 비빌 언덕 조차 없어지기 때문이다.
현대차 삼성전자 등의 주가가 최근 조정 받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지난달 2일 11만8000원까지 치솟았던 현대차는 최근 엔화강세 흐름이 주춤하자 9만9000원대까지 추락했다. 삼성전자 현 주가 역시 지난달 22일 기록했던 최고가 82만9000원보다 11% 정도 떨어진 73만원대에 불과하다.
곽중보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원ㆍ100엔 환율이 1300원대를 하회한 이후 IT, 자동차 등의 가격 경쟁력 약화가 우려되며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원ㆍ달러와 엔ㆍ달러가 동반 하락해 IT, 자동차에 대한 부정적인 우려가 덜했지만 최근 원화강세와 함께 엔화약세 조짐까지 있어 우려가 커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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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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